삼성메디슨, 주력 초음파 기기 SW 대거 보강…AI로 글로벌 시장 승부수

삼성메디슨이 'V시리즈'를 포함한 주력 제품 전반에 소프트웨어(SW) 기능을 대대적으로 보강했다. 하반기 소니오 인공지능(AI) 솔루션까지 탑재를 예고하면서 SW 경쟁력을 기반으로 한 성장전략을 가속화한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메디슨은 최근 주력제품인 V시리즈를 포함해 9개 초음파 진단 시스템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처(FDA) 의료기기 승인(510K)을 획득했다.

삼성메디슨 초음파 진단기기
삼성메디슨 초음파 진단기기

이번 승인은 기존 출시한 초음파 진단기기 SW가 업데이트되면서 재심사를 위해 이뤄졌다. 대상 제품은 V8·XV8·XH8·V7·XV7·XH7·V6·XV6·XH6 등 9개 제품이다.

새롭게 추가한 기능은 크게 너브트랙 세분화 부위 확장과 소노싱크 진단 목적 변경, 27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탑재 세 가지다. 특히 AI 기능을 포함한 SW 보강이 주력 제품 대부분에서 이뤄졌다.

너브트랙은 삼성메디슨이 인텔과 협업해 업계 최초로 개발한 신경 실시간 추적 기능이다. 이 기능을 사용하면 초음파 스캔 중 통증 부위 신경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통증치료를 위한 신경차단술에서 통증 부위 신경을 찾는데 유용하다. 기존에는 2개의 신경만 검출 가능했지만 이번에 AI 기능을 활용해 7개까지 찾을 수 있도록 기능을 고도화했다.

소노싱크 기능도 진단 목적으로 활용하도록 업데이트했다. 소노싱크는 실시간으로 초음파 이미지를 원격 공유하고 화상 채팅, 원격 측정 등을 지원한다. 편의 목적을 넘어 진단 보조 영역으로 진입,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보하고 향후 제품 경쟁력으로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삼성메디슨은 글로벌 초음파 진단기기 시장에서 선두 진입을 위한 선결조건으로 하드웨어(HW)를 넘어 SW 차별화를 꼽고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 AI 역량을 바탕으로 '삼성 AI' DNA를 제품에 녹여 경쟁력을 배가시킨다는 계획을 세웠다.

태아 심장의 주요 측정 항목을 자동으로 제공하는 '하트어시스트', 태아 주수별 성장 지표를 자동 측정 후 결과 값을 제공하는 '바이오메트리 어시스트', 유방 병변 위치를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라이브 브레스트 어시스트' 등이 대표적이다.

하반기에는 최근 인수한 프랑스 스타트업 소니오의 AI 역량 이식에 총력을 기울인다. 삼성메디슨이 1265억원에 인수한 소니오는 산부인과 초음파 진단기기에 들어가는 다양한 AI 솔루션을 개발·공급하고 있다. 이 회사가 개발한 산부인과용 AI 진단 보조 솔루션, AI 진단 리포팅 시스템 등이 이르면 3분기 중 삼성메디슨 주요 초음파 진단장비에 탑재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지난달 선임된 유규태 삼성메디슨 대표가 취임 후 첫 해외 일정으로 프랑스로 건너가 소니오 경영진과 사업 논의를 할 정도로 양사간 시너지에 총력을 기울이는 만큼 AI 접목은 속도를 더 낼 것으로 보인다.

김찬모 삼성메디슨 기술전략그룹 상무는 “AI 기반 다양한 진단 보조 기능 개발을 통해 진단 HW 영역에서 나아가 SW 부분에서도 글로벌 의료 진단 업계를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