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조 재산 보유한 버핏, 바뀐 유언장 내용은?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사진=AFP 연합뉴스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사진=AFP 연합뉴스

세계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자신이 사망한 후 재산 대부분을 세 자녀가 공동 관리하는 공익 신탁에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버핏 회장은 28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이같이 유언장 일부를 최근 변경했다고 공개했다.

그는 이미 버크셔 주식의 절반 이상을 기부했고, 현재 보유한 주식은 이날 기준 약 1300억 달러(약 180조원)에 이른다. 그가 2006년부터 매년 수십억 달러를 기부해온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 기부는 그의 죽음을 끝으로 종료된다.

버핏회장은 수전, 하워드, 피터 등 세 자녀를 두고 있으며, 이들이 유산을 상속받은 새 재단의 이사진이 될 전망이다.

게이츠 재단은 세계 최대 자선재단 중 하나로 세계 보건, 빈곤, 성 평등, 에너지·기후변화 대응 분야에서 공익사업과 투자를 펼치고 있다. 버핏 회장은 2006년부터 작년까지 이곳에 393억달러(약 54조원)를 기부했다. 2001년까지는 재단 이사를 맡기도 했다.

버핏 자녀들이 운영하게 될 새 재단은 출범과 동시에 세계 최대 규모 재단이 될 전망이다. 지난 2022년 기준 1080억달러의 자산을 가진 노보노디스크재단, 750억달러의 게이츠 재단과 필적할 수준이기 때문이다.

버핏 회장은 “우리만큼 운이 좋지 못한 사람들을 돕는 데 쓰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에는 80억명이 있고, 나와 내 자식들은 1% 중 가장 운이 좋은 100번째 안에 든다”며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많다”고 말했다.

공익 신탁은 신규로 설립된다. 부친의 뜻에 따라 그의 맏딸과 두 아들은 어떤 자선 목적으로 돈을 쓸지 만장일치로 결정해야 한다.

맏딸인 수전 버핏은 현재 유아교육, 사회정의를 장려하는 셔우드 재단의 이사장이다. 대학 장학금 등을 지원하는 수전 톰슨 버핏 재단의 의장이기도 하다. 아들 하워드 버핏과 피터 버핏도 식량안보, 인신매매근절, 원주민공동체 지원 등을 위한 개별 재단을 운영 중이다.

버핏 회장은 “세 아이의 가치에 대해 아주 좋은 생각을 갖고 있다”며 “그들이 어떻게 할지 100% 신뢰한다”고 했다.

수전은 “우리가 무엇을 할지 아직 얘기해보지 않았다”면서도 “아마도 우리가 해왔던 일의 연속선상에 있는 일일 것”이라고 밝혔다. 하워드는 “누군가는 아버지가 자선 재단에 주고자 하는 돈에 대해 책임져야 할 것”이라며 “그 일을 할 수 있어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