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린내는 나지만”… 인도네시아, 젖소 부족에 '물고기 우유' 등장

물고기를 이용해 만든 '물고기 우유'. 사진= 베리칸 프로틴 이니셔티브
물고기를 이용해 만든 '물고기 우유'. 사진= 베리칸 프로틴 이니셔티브

인도네시아에서 물고기를 이용해 만든 '물고기 우유'가 등장해 화제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인도네시아가 비영리재단 '베리칸 프로틴 이니셔티브'를 통해 물고기를 이용한 우유를 만들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젖소 수 급감의 여파로 우유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안 마을 인드라마유에서 어부들이 하루 두 번 잡은 물고기를 공장에 배달하면, 공장에서 물고기 뼈를 제거해 가수분해 화학 공정을 거쳐 살만 분리한다. 이후 이를 건조시켜 분쇄한 가루에 설타오가 물 등을 첨가하는 방식으로 물고기우유가 제조된다. 여기에 초콜릿, 딸기 등 향료를 넣기도 한다.

물고기 우유의 유통을 담당하는 베리칸 프로틴 이니셔티브 관계자는 “내가 먹었을 때는 일반 우유 맛과 다를 바 없다”고 설명했다.

물고기 우유는 내년부터 동남아시아 국가의 학교 급식 메뉴에도 포함될 예정이다. 현지에서는 물고기 우유를 뛰어난 단백질 공급원으로 홍보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 역시 “물고기 우유는 부패 위험으로 유통 범위가 제한적이지만 풍부한 수산 자원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지원을 받아 물고기 우유의 공급이 확대될 경우 연간 50만 톤을 생산해 약 45억달러(약 6조3020억원) 가치 규모의 사업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이를 통해 일자리 20만개가량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일부 사람들은 물고기 우유가 설탕과 인공 감미료를 섞은 초가공 식품이라는 점에 대해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또한 화학 처리를 해도 남아 있는 생선 특유의 비린내 역시 단점으로 꼽힌다.

27세 임산부 디아 로디아는 WSJ에 “초콜릿 맛 물고기 우유를 처음 마셨을 때 생선 냄새가 심해 매우 불쾌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