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주요 이슈가 하나 등장했다. 바로 데이터 집중문제다.
세계는 데이터 집중 문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사업자 경쟁력 원천은 데이터 양과 분석 능력이다. 특히 플랫폼 이용자에 대한 데이터를 매우 낮은 한계 비용으로 수집, 축적할 수 있어야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대규모 데이터가 시장지배력의 원천이 될 수 없다는 반론도 있다. 데이터는 도처에 있고 데이터 수집과 유통비용이 낮다는 주장이다. 또 데이터 가치의 짧은 유효기간으로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 상존한다. 이 같은 상반된 의견에도 불구하고 데이터가 대규모 플랫폼 기업에 경쟁우위를 제공하는 통로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기계학습 알고리즘에서 더 나은 예측을 통해 얻도록 해주는 능력, 주력 상품 외에 다른 시장에서도 고객 데이터와 기술을 결합해 손쉽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데이터를 필수설비로 간주해야 한다는 주장이 최근 제기됐다. 한국 금융시장은 현재까지 은행 중심 산업구조다. 하지만 10년 내로 핀테크기업이 틈새시장을 공략하면서 은행이 보유한 다양한 서비스가 분화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오픈뱅킹, 마이데이터 산업 도입으로 금융 개방성이 확대되면서 핀테크 영향력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세계적으로 금융 디지털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주요국들은 디지털금융 시대에 적합한 모범규준을 제정하고 적용에 나섰다. 영국 재무부는 데이터 독점을 방지하고 경쟁과 혁신을 촉진하는 전담기관 설립을 추진했다. 미국 하원에서는 거대 플랫폼을 대상으로 하는 반독점법안 패키지가 초당적으로 발의했다. 핵심은 시장 지배적인 온라인 플랫폼 기업의 잠재적 경쟁자에 대한 인수합병 행위 규제다. 또 지정된 플랫폼 사업자가 현재 운영하고 있는 플랫폼 사업에서 시장지배력을 다른 사업부문에까지 전이하는 행위를 제한하는게 골자다.
공정경쟁 환경이 갖추어지기 위한 또다른 선결과제는 바로 데이터 공유제다.
EU집행위원회는 대형 IT기업의 데이터 공유를 의무화했다. 대형 기업이 경쟁사들과 데이터를 공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정보 보호원칙을 유지하기 위해 소비자 공의에 기반해 데이터를 공유하는 GDPR, PSD2의 핵심이 바로 데이터 공유제와도 일맥상통한다.
법제와 인프라 정비도 동반해야 한다. 정보 주체 개인정보 통제 능력을 키우고 데이터 보호를 강화하는 한편 정보수집자의 데이터 독점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예를 들어 개인정보 이동권 도입은 개인정보 활용에 대한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개인정보주체는 자신에게 유리한 경제적 대가가 지불될 경우 정보수입자로부터 자신의 데이터를 다른 정보수집자로 이동시킴으로써 기존 거대 정보수집자의 데이터 보유 능력을 견제할 수 있다.
또 개인정보 이동권 도입에 따라 신규 정보수집자의 데이터 수집 능력을 강화할 수 있다. 정책당국 협력체계 구축도 필요하다. 디지털 부문 개인정보보호, 경쟁정책, 소비자 정책을 통합한 조직 내지는 콘트롤 타워를 만들어야 한다.
길재식 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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