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탄 美 남성이 대낮에 끌고 다닌 침낭…살해한 시신 담겼다

미국 뉴욕에서 휠체어를 탄 남성이 시신으로 추정되는 침낭을 끌고 가고 있다. 사진=뉴욕포스트 캡처
미국 뉴욕에서 휠체어를 탄 남성이 시신으로 추정되는 침낭을 끌고 가고 있다. 사진=뉴욕포스트 캡처

미국 뉴욕의 쓰레기 수거장에서 여성의 시신이 침낭에 담겨 발견된 사건과 관련해 현지 경찰이 인근에 사는 50대 남성을 붙잡았다.

용의자는 범행을 거듭 부인했으나 그가 전동휠체어에 탄 상태로 시신이 든 침낭을 끌고 가는 모습이 인근 폐쇄회로(CC)TV 화면에 녹화돼 충격을 주고 있다.

살인 용의자 채드 아이리시(55) 머그샷과 맨해튼에서 발견된 시신이 담긴 침낭. 사진=엑스 캡처
살인 용의자 채드 아이리시(55) 머그샷과 맨해튼에서 발견된 시신이 담긴 침낭. 사진=엑스 캡처

최근 미국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지난 5일 뉴욕 맨해튼 킵스 베이의 한 거리의 쓰레기 더미 속에서 머리에 총을 맞고 사망한 여성의 시신이 담긴 침낭이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 여성은 31세 야즈민 윌리엄스로, 뉴욕에 있는 버팔로 주립대학에서 형사 사법을 공부하는 학생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시신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침낭을 끌고 가는 채드 아이리시(55)의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을 확보하고, 그를 시체 은닉 혐의로 체포했다. 이어 조사를 통해 2급 살인과 무기 소지 혐의를 추가했다.

뉴욕포스트가 입수한 영상을 보면 그가 전동 휠체어에 탄 상태로 대낮의 뉴욕 거리를 지나며 시신이 담긴 침낭을 수레에 올려 끌고 가고 있다. 연석에 부딪혀 제대로 끌리지 않자 주춤거리며 다시 수습하는 모습도 담겼다.

체포 당시 그는 강도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가석방된 상태로 알려졌으나, 그가 이름이 같은 쌍둥이 형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돼 해당 혐의는 다른 쌍둥이 형제가 저지른 범행으로 확인됐다.

경찰에 체포되기 전 그가 거주하는 건물에서는 아이리시가 해당 사건의 범인이라는 소문이 돌았다고 한다.

이에 한 주민이 용의자에게 범행 사실을 물어보기도 했다. 주민 A는 “그(아이리시)에게 '그 어린 여성에게 무슨 짓을 한 거냐. 가방에 무엇이 들었냐'고 묻자 그는 가방 안에는 악취가 나는 더러운 옷이 있다고 답했다”며 뻔뻔한 대답에 분노를 터뜨렸다.

이어 “그가 (자신이 범인이 아니라고) 우겨대서, 나는 그에게 '넌 사형에 처해질 거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그가 총을 꺼내 들고는 '다음에 나를 보면 조심해야 할 거야'라고 위협했다”고 덧붙였다.

아이리시가 계속해서 총을 들고 위협하자 경찰에 신고했고, 얼마 뒤 경찰이 그를 체포했다고 이웃 A씨는 전했다. 이를 계기로 불법 무기 소지와 위협 혐의가 적용됐고, CCTV 영상이 확인되면서 그가 살인 용의자로 구금된 것이다.

경찰이 출동한 것을 목격한 또 다른 이웃 B는 “아이리시의 눈이 혼란스러워 보였다. 나도 그에게 범행을 저질렀냐고 물어봤는데, 그는 아니라고 부인했다”면서도 “사실 우리는 그를 마약 중독자라고 불렀다. 또한 그가 걸을 수 없다고들 생각하지만, 난 그가 걸을 수 있다는 것을 안다. 걷는 것을 봤다. 그냥 휠체어를 타면 더 빨리 갈 수 있는거다”라고 말했다.

여성을 살해하고 쓰레기 더미 속에 버린 끔찍한 범죄가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시민들은 분노했다.

체포 당시 휠체어를 탄 아이리시가 들것을 통해 구급차로 옮겨지자 분노한 유족과 시민이 달려 들어 그를 구타했으며, '그를 죽여라'(Kill him)라는 구호를 연호했다고 폭스5는 전했다.

한편, 용의자 아이리시는 전과 21범이다. 지난 1994년에는 브롱크스에 있는 삼촌의 집을 폭파하기 위해 프로판 탱크를 떼어내 폭발을 일으켰다가 방화 미수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아 3년간 복역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