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인한 대변혁은 새로운 사용자경험을 제공하는 기업에 놀라운 기회를 제공합니다. 산업별 선두기업에도 변화를 초래할 것입니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는 전자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생성형 AI 적용이 확대되면서 과거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전환된 이래 가장 큰 변화가 오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생성형 AI는 단말 내 데이터와 센서를 통해 추가 입력받은 데이터를 토대로 사용자 의도를 이해하고 필요한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제안할 수 있다. 일례로 인공지능 비서라 불리는 AI 에이전트는 캘린더 일정을 기반으로 택시 호출이나 식당을 예약할 수 있다. 심지어 사용자가 앱을 별도로 켤 필요 없이, 음성명령만으로 수행이 된다.
아몬 CEO는 “모바일 이통통신이 2G, 3G, 4G(LTE), 5G로 넘어갈 때 변화가 있었던 것처럼 생성형 AI로 인해 주요 플레이어와 단말, 그리고 단말을 사용하는 방식이 바뀌게 될 것”며 “이미 스마트폰과 PC에서는 시작됐고 자동차, 가상·증강현실(VR·AR) 단말과 같은 웨어러블 기기, 그리고 산업 현장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퀄컴은 매출 기준 세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시장 1위 기업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1분기 36%를 차지, 애플(33%), 미디어텍(17%)을 앞섰다.
퀄컴은 모바일 AP 기술 경쟁력을 기반으로 AI PC용 '스냅드래곤 X 시리즈', 차량용 '스냅드래곤 디지털 섀시', VR·AR용 '스냅드래곤 스페이시스'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AI가 산업의 판을 뒤흔들고 있는 만큼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아몬 CEO는 “퀄컴은 AI 모델·단말을 만드는 게 아닌 고객의 AI가 효율적으로 구동되도록 하는 기반 기술을 제공하는 기업”이라며 “거대언어모델(LLM), 소형언어모델(SLM) 등 어떤 AI 모델도 모두 구동될 수 있는 오픈 플랫폼 형태로 '스냅드래곤'을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몬 CEO는 1995년 엔지니어로 퀄컴에 합류, 스냅드래곤 플랫폼 관련 기술·사업 리더 직책을 맡았던 인물이다. 반도체 부문 사업부(QCT)를 총괄하다 2021년 6월부터 회사를 이끌고 있다.
퀄컴은 AI PC용 '스냅드래곤 X'로 PC 시장 내 주목할 행보를 보이고 있다. 고성능과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업을 통한 AI를 강점으로 내세워, 인텔과 AMD 텃밭인 PC 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는 것이다.
아몬 CEO는 스냅드래곤의 뛰어난 AI 컴퓨팅 성능은 신경망처리장치(NPU) '헥사곤'에 기인한다고 소개했다. 상대적으로 소비전력이 높은 그래픽처리장치(GPU) 의존도를 낮추고 NPU 중심으로 AI 기능을 구현해 저전력을 달성했다. 헥사곤은 '스냅드래곤 8 3세대'에서 전 세대 대비 AI 추론 성능이 98%, 와트당 성능이 40% 향상됐다. 이 같은 기술력을 기반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코파일럿+' AI PC의 유일한 파트너로 선정됐다고 전했다.
아몬 CEO는 “향후 AI 시대 여정에 있어 퀄컴과 한국 파트너 간의 협력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