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인텔 등이 엔비디아의 소프트웨어(SW) '쿠다'에 대항하기 위해 인공지능(AI) 기반 SW 기업 인수와 투자, 파트너십 등을 적극 추진한다.
엔비디아의 세계 AI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80% 이상으로 알려졌다. AI 열풍이 불면서 엔비디아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모델인 H100의 경우 개당 가격이 5000만원이 넘는데도 불구하고 1년 이상 대기해야 하는 품귀 현상을 겪고 있다.
이같은 엔비디아의 GPU 시장 장악에는 '쿠다'가 대표 공신으로 꼽힌다. 애초에 AI 개발을 위해 설계되지 않은 수천, 수만대의 대규모 GPU를 구동하기 위해선 쿠다와 같은 병렬 컴퓨팅 플랫폼이자 프로그래밍 SW가 필요하다.
엔비디아는 쿠다를 개발, 약 20년간 개발자와 연구자에게 제공해왔다. 프랑스 등 일부 국가에선 반독점법 위반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경쟁사인 AMD와 인텔 등은 엔비디아의 시장 독점을 지원하는 '쿠다'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인텔, 구글, 암(ARM), 퀄컴이 참여하는 UXL 파운데이션(재단)이 있다.
UXL 재단은 폐쇄적 엔비디아 쿠다에 대항, 여러 종류의 AI 칩을 지원하는 SW와 툴을 개발하기 위해서 인텔·퀄컴·구글·삼성 등 주도로 지난해 9월 설립됐다.
인텔은 이외에도 네이버와 손잡고 자사 AI 칩 '가우디' 기반 AI SW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AMD는 이달 초 유럽 최대 민간 AI 연구소인 '실로AI'를 6억6500만달러에 인수, AI SW 역량 강화에 나섰다.
핀란드 헬싱키에 본사를 둔 실로AI는 산업을 위한 AI 맞춤형 개발 기업으로 클라우드, 임베디드, 엔드포인트 컴퓨팅에 중점을 둔다. AMD는 실로AI 인수로 다국어 언어 모델과 맞춤형 AI 솔루션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할 계획이다.
AMD는 국내에서도 쿠다를 대체하는 AI 인프라를 제공하겠다는 AI 스타트업 '모레'의 2200만달러 규모 시리즈B 투자에 KT와 함께 참여했다.
오픈AI는 2019년 AI 앱을 위한 소프트웨어 '트리톤'을 개발했고 여기에 메타, MS, 구글 등이 힘을 실으면서 잠재적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
트리톤은 초기엔 엔비디아 GPU에서만 작동했지만 이제는 인텔 가우디와 AMD의 MI300도 지원한다. 메타는 자체 개발한 AI칩 MTIA에 트리톤을 쓴다.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의 GPU를 잘 활용하기 위해선 쿠다 기술지원도 필요한데, AI 열풍으로 GPU 공급망에 문제가 생긴 것처럼 기술지원도 원할하지 않다”며 “AI 반도체 개발도 중요하지만, 쿠다와 같은 시스템 SW 개발 역량 강화를 위한 국가적 지원과 인재 확보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명희 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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