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이 여야 간 이견으로 보류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29일 전체회의를 열어 이 후보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안건을 논의했으나 야당 의원들의 반대로 기한 내 채택이 무산됐다.
국회는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청문요청안이 송부된 날로부터 20일인 이날까지 청문보고서를 완료해 정부에 보내야 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의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요청안은 지난 9일 국회에 송부됐다.
대통령은 국회에서 기한 내 청문보고서 채택이 불발된 경우 10일 이내의 기간을 정해 청문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할 수 있다.
여야 청문위원들은 이날 회의에서 지난 24일부터 사흘간 국회에서 열린 이 후보자 청문회와 27일 야당이 단독으로 진행한 대전 MBC 현장 검증을 두고 상반된 평가를 하며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를 놓고 찬반으로 엇갈렸다.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은 야당 의원들의 이 후보자 비판이 이어지자 “지난 3일간의 '체력 테스트'에 이어서 이제는 얼마나 공직 후보자에게 험한 험담과 인신공격을 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경연장 같다”며 “청문보고서에 적격 의견과 야당 의원들이 주장하는 부적격 사유까지 병기해 임명권자(대통령)에게 제출하는 것이 국회 도리”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정훈 의원은 “민주당이 이전 위원장 두 명을 탄핵 추진했는데 누가 이 자리에 오려고 하겠는가”라며 “나는 후보자가 야당 공세와 망신 주기를 어떻게 버틸 수 있는지를 중요하게 봤고, 보니까 버틸 수 있겠더라”고 말했다.
최수진 의원 역시 “이 후보자는 언론인으로 30년간 일한 전문성이 있고 유례없는 사흘간 청문회에 성실히 임했다”며 “공영방송을 정상화할 수 있는 인물로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야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의 MBC 보도본부장 당시 노동조합 탄압 의혹, 대전 MBC 사장 재임 시기 법인카드 유용 의혹,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등에 대한 역사관에 심각한 흠결이 있다며 청문보고서조차 채택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훈기 의원은 “MBC 보도본부장 시절 세월호 참사 '전원 구조 오보'의 최고책임자인 데다 참사 관련 왜곡 보도를 일삼은 후보자가 방통위원장을 맡는 것은 세계적 웃음거리가 될 일”이라며 “특히 법인카드 유용 혐의는 수사받아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 소속인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청문회 과정에서 자신이 이 후보자에게 '뇌 구조가 이상하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 “나는 어떠한 비난과 예상되는 탄압에도 불구하고 이 후보자의 뇌 구조가 이상하다는 내 판단과 발언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최대한 선입견 없이 이 후보자의 정책 능력과 도덕성을 판단해보려 했지만 청문회에서 이 후보자의 답변이 매우 무성의했고, 지역방송 진흥에 대한 해법도 원론적인 답변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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