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Y염색체와 높은 테스토스테론 수치로 '여자 선수' 자격이 박탈됐던 복싱선수들이 2024 파리올림픽 무대에 다시 선다.
29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알제리 복싱 선수 이마네 칼리프(26)와 대만 린위팅(28) 모든 규정을 준수했기 때문에 파리 올림픽에 정상적으로 출전한다고 발표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참석했으나 성별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해 실격 처분을 받았다.
당시 칼리프는 결승전을 앞두고 있었으며, 린은 동메달이 확정된 상황이었으나 두 사람 모두 성별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고 메달을 놓치게 됐다.
세계선수권대회를 주관하는 국제복싱협회(IBA)의 우마르 클레믈레프 회장은 당시 러시아 타스 통신과 인터뷰에서 “동료를 속이고 여성인 척하는 선수들을 적발했다”며 “칼리프와 린위팅은 XY 염색체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경기에서 제외됐다”고 밝혔다.
칼리프는 높은 테스토스테론 수치로, 린위팅은 날 때부터 여성 성기를 가지고 있었으나 XY염색체를 가지고 있어 문제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칼리프는 당시 자신의 실격이 '음모'라면서 의학적 문제 때문에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게 측정됐다고 협회 결정에 반박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IBA는 자금 운용 문제로 IOC의 징계를 받아 올림픽 복싱 종목을 주관할 수 없다. 대신 이번 올림픽은 IOC가 설립한 임시 기구인 파리 복싱 유닛(PBU)이 이를 관장하고 있다.
IOC는 IBA와 다른 결정을 내렸다. IOC는 두 사람이 지난해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자격을 박탈당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2024 파리 올림픽 복싱 대회에 참가하는 모든 선수는 파리 2024 복싱 위원회 규칙 1.4 및 3.1에 따라 대회의 자격 및 참가 규정과 모든 해당 의료 규정을 준수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칼리프는 1일 여자 웰터급(66㎏)에 출전해 이탈리아 선수 안젤라 카리니와 맞붙고, 린위팅은 2일 여자 페더급(57㎏)에 출전해 콩고 선수 마르셀라 사코비 또는 우즈베키스탄 선수 시토라 투르디베코바와 맞붙는다.
소식이 전해지자 1984년도 올림픽 금메달 3관왕을 차지한 미국 수영 선수 낸시 호그쉬드는 “젠더 문제가 여성을 죽일 것”이라며 “남성은 여성보다 162% 더 강력한 펀치를 날릴 수 있다고 입증됐다. 남성과 여성 간의 가장 큰 격차”라고 비판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