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고대역폭 메모리(HBM) 날개를 장착한다. 5세대 제품인 HBM3E 8단을 3분기 양산하고 4분기에는 12단 제품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HBM3로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는 엔비디아를 뚫은 삼성전자가 HBM 사업을 본격적으로 성장궤도에 올려 놓겠다는 의지다.
삼성전자는 31일 실적 설명에서 HBM 사업 강화를 천명했다.〈관련기사 3면〉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HBM3E 8단 제품은 현재 고객사 평가를 받고 있으며 3분기 양산 공급을 본격화할 것”이라며 “업계 최초로 개발한 HBM3E 12단 제품은 복수 고객사에 하반기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고객사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엔비디아, AMD, 인텔 등 AI 반도체를 만드는 글로벌 기업이 꼽힌다. 특히 HBM3E 엔비디아 공급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HBM3에 대한 승인을 받아 엔비디아 납품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은 엔비디아와의 거래를 시작하고, 그동안 추진했던 HBM3E에 대한 승인 가능성도 높아져 3분기 양산 계획을 공개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HBM 생산능력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김재준 부사장은 “최근 고객사와의 협의 기반으로 HBM 비트 생산량을 지난해보다 4배 이상 확대하기로 했다”며 “시장을 선도할 수준의 생산능력을 선점하기 위해 내년 비트 생산량은 올해 대비 2배 이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 호조에 힘입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74조700억원, 영업이익 10조440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 1462.29% 성장했다.
반도체가 전체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DS 부문 매출은 28조56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9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6조4500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2분기 영업이익의 60%가 반도체에서 나온 것이다.
모바일(MX) 사업은 매출이 7.16% 증가했으나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6.64% 감소한 2조2300억원에 그쳤다. 2분기 스마트폰 5400만대, 태블릿 700만대 출하를 기록했다. 갤럭시24 시리즈가 2분기와 상반기에 걸쳐 출하량과 매출이 모두 두 자릿수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달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의 총파업에도 반도체 고객 물량 대응에는 차질이 없다고 설명했다. 파업이 지속돼도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