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정치국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암살된 사건을 계기로 중동지역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4일(현지 시각) 미국 악시오스 등 외신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들에게 이란과 친이란 세력인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24~48시간 이내에 이스라엘에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르면 5일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블링컨 장관은 이란과 헤즈볼라에 마지막 외교적 압박을 가해 가능한 한 이들의 보복 수위를 낮추기 위해 미국의 동맹국들과 컨퍼런스 콜을 개최했는데, 이 자리에서 이같이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란과 헤즈볼라가 모두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감행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공격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 전면전을 막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이란이 주변 아랍 중재국들의 보복 공격 만류 요청을 거절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공격 만류 요청에 “이스라엘 보복으로 전쟁이 촉발돼도 상관하지 않는다”고 답하며 공격 의지를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또한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신임 대통령 역시 보복 대응을 공언하며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이날 이란 국영 프레스TV 등에 따르면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아이만 사파디 요르단 외무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하니예 암살 사건을 “(이스라엘의) 큰 실수”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번 암살이 모든 국제적 규범을 위반했다고 지적하며 “이란은 모든 이슬람 국가와 세계의 자유 국가가 이런 범죄를 강력하게 비난하리라고 기대한다.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이 공식 입장을 내지는 않았으나 현지 언론은 이스라엘이 이란의 보복이 확실할 시 선제공격을 강행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날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은 현지 언론을 인용해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안보회의를 소집하고 이란의 보복을 억제하기 위한 선제 공격을 강행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은 당국자들을 인용해 억지 차원에서 이란을 공격하는 방안이 이날 회의에서 검토됐으나 이는 이란이 공격을 단행하려 한다는 확실한 정보를 받은 경우에만 승인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
서희원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