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팝 가수 아델이 독일에서 진행한 콘서트에서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 '욱일기'가 등장해 한국팬들의 분노를 샀다.
욱일기는 지난 2일(현지 시각) 독일에서 열린 아델의 콘서트에서 거대한 스크린에 나타났다.
아델은 이달 10회에 걸쳐 독일 뮌헨의 특설 스타디움에서 특설 대규모 단독 콘서트를 진행하는데, 공연장에는 220m 길이의 초대형 LED 스크린이 설치돼 있다.
문제는 2일 공연 첫날부터 발생했다. 이날 아델이 '루머 해즈 잇(Rumor has it)'을 열창하자 대형 스크린에는 흑백으로 처리된 욱일기가 삽입된 그래픽이 화면을 가득 메우기 시작한 것이다.
일본이 제 2차 세계대전 중 사용한 군기로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기가 또 다른 전범국인 독일에서 등장하면서 한국팬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정작 독일에서는 나치 상징물인 하켄크로이츠의 사용이 금지돼 있다.
한국팬들은 “서양인의 무지함이 드러난다”, “저 노래랑 욱일기가 대체 무슨 관련이 있냐”, “다른 국가도 아닌 독일에서 욱일기라니”, “욱일기가 아시아에서는 나치 문양과 같다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 “나치 깃발도 쓰지 그랬냐” 등 반응을 보였다.
'전 세계 욱일기 퇴치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우리가 비난과 분노만 할 것이 아니라 욱일기의 역사적 배경을 정확히 알려 다시는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아델 측에 항의 메일을 보냈다고 전했다.
세계적인 팝스타가 욱일기를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마룬파이브, 레드 제플린, 저스틴 비버, 에드 시런, 앤 마리 등이 욱일기 문양을 사용해 논란이 됐다고 서 교수는 전했다.
그는 “욱일기는 과거 일본이 아시아 각국을 침략할 때 전면에 내세운 깃발로 일본의 군국주의와 제국주의를 상징한다”며 이번 일에 대해 “욱일기 재사용은 과거 일본이 범한 침략전쟁의 역사를 부정하는 꼴이며, 아시아인들에게는 전쟁의 공포를 다시금 상기시키는 행위이니 아시아 팬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라”고 일갈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