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PC 제조사들이 집중하는 인공지능(AI) PC는 '코파일럿+PC'다. 코파일럿+PC는 AI 작업 처리를 전담하는 신경망처리장치(NPU)를 내장한 AI 프로세서를 탑재, 마이크로소프트(MS) AI 서비스인 코파일럿을 네트워크 연결 없이 기기 자체에서 제공한다.
수많은 코파일럿+PC가 쏟아짐에도 '어떤 제품이 가장 좋은지'란 물음에 쉽사리 답하기 어렵다. MS가 제공하는 기능에 의존해 제조사별 차별점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PC 제조사들이 코파일럿+PC에 자체 제공하는 대다수 AI 기능은 웹캠 화질과 오디오 개선, 사용자 맞춤형 설정 등 최적화에 초점을 맞췄다. 이는 기기 내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하기를 원해 내장 NPU를 탑재한 PC를 구매하려는 소비자에게 주요 기능이라고 하긴 어렵다.
코파일럿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 시 AI PC 최대 강점인 생산성 향상이 빛을 잃는 문제점도 발생한다. PC 사용 기록을 분석한 후 자연어로 입력된 질문에 맞춰 이용 내역을 보여주는 '리콜' 기능은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불거져 지원이 중단됐다.
코파일럿+PC가 국내 상륙하기 시작한 지난 6월 PC 제조사들은 생산성 향상을 위한 핵심으로 리콜을 광고했다. 이를 믿고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는 PC 제조사와 상관없이 MS가 리콜을 복구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HP, 삼성전자 등 일부 PC 제조사는 사용자가 코파일럿+PC만의 성능을 체감하도록 자체 생성형 AI 솔루션을 도입하고 있다. 이는 AI PC로 생산성 혁신을 체감하고자 코파일럿+PC를 구매한 소비자에게 약속한 기능을 제공하려는 시도다.
코파일럿+PC를 MS 서비스를 구현하는 껍데기로 둬선 안 된다. AI PC로 혁신을 이끈다는 비전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코파일럿+PC에 들어갈 '알맹이'를 확보하는 PC 제조사 노력이 더 확대돼야 한다.
김인철 기자 aupf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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