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을 담는 고급 포장재가 갖춰야 할 최우선 가치는 친환경성입니다. 생분해되는 나노 셀룰로스야말로로 최적 소재로 이를 경제성 있는 방식으로 대량 생산하는 기업이 시장을 주도할 것입니다”
정창윤 아라메소재 대표는 “기존 나노 셀룰로스 합성 기술 대비 경쟁력 우위 기술로 친환경 패키징 시장에 도전장을 던지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포장재 시장의 화두는 단연 '환경친화'다. 과거 무조건 싼 제품이 선택받았다면 이젠 빠르게 분해되는 소재가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식품을 담는 친환경 포장재는 여기에 인체에 해가 없어야 한다는 조건이 더해진다. 아직은 규모가 작지만 유아 식품 포장재 등을 중심으로 점차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관심을 받는 소재가 나노 셀룰로스다. 나무 등에서 얻은 섬유소를 나노미터(1㎚=10억분의 1m) 크기로 쪼갠 천연 물질로 이를 종이 등에 코팅하면 탁월한 산소·수분 차단 능력을 발휘한다.
문제는 가격이다. 천연펄프에서 얻은 나노 셀룰로스 가격은 1톤에 1억원을 오간다. 펄프 가격이 비싼데다 나노사이즈로 분쇄·가공하는 공정에 큰 비용이 들어간다.
정 대표는 “기존 기술의 높은 생산 원가 문제의 해법을 바다에서 찾았다”고 밝혔다. 세계적으로 널리 양식되는 홍조류를 끓여 다당류를 분리하면 셀룰로스를 얻을 수 있는데 펄프에서 얻는 소재보다 코팅제로 쓰기에 더 좋은 물성을 나타낸다.
펄프에서 추출한 나노 셀룰로스가 실 형태라면 홍조류에서 얻은 소재는 면 형태를 보이기 때문에 더 균일하게 코팅할 수 있다. 무엇보다 홍조류 가격이 저렴해 생산 원가를 크게 낮출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아라메는 관련 기술로 특허를 등록했다. 오는 10월이면 경남 진주에 나노 셀룰로스 파일럿 생산 라인을 완공한다. 국내 제지회사 두 곳이 현재 친환경 종이 포장재 상용화를 위해 아라메와 협력하고 있다.
곧 도움의 손길도 받을 예정이다. BNK부산은행가 지난 6월 개최한 'B-스타트업 챌린지' 대회에서 2등에 해당하는 금상을 수상을 계기로 복수의 기업과 투자유치 협의를 진행중이다.
아라메는 상용화가 시작되면 우선 유아용 식품 포장재와 같은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정 대표는 “친환경 포장재 시장이 아무래도 유아용 식품 등에 많이 쓰이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5조원 규모의 친환경 포장재 시장의 일부만 대체한다 해도 크나큰 성과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시선은 나아가 식품 코팅제로 향하고 있다. 아직 생소하지만 이미 과일 코팅제 시장이 개화했다. 빌 게이츠 재단의 지원에 힘입어 창업한 기업으로 유명한 미국의 '어필 사이언스'는 식용 코팅제를 개발했다. 미국 대형 유통업체 코스트코가 이를 바른 아보카도를 판매한 바 있다.
정 대표는 “앞으로 사업 과정에서 셀룰로스가 안전하다는 인식을 확산하는 게 또 다른 과제”라면서 “생산 능력을 확대해 나가면서 고객과 소통하기 위해 B2C 마케팅에도 주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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