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은 양성자치료센터가 일본 스미또모중기계공업과 고선량 방사선 치료법인 '플래시(FLASH)' 기술에 관한 공동연구를 진행한다고 10일 밝혔다.
플래시는 초당 40그레이(Gy) 이상의 고선량의 방사선을 1초 미만의 순간에 집중 조사하는 치료법이다. 방사선을 이용한 암 치료의 수준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미래 기술로 꼽힌다.
양성자 치료는 빛의 속도에 가까운 양성자빔을 이용해 암세포만 정밀하게 타격하고, 주변 정상 세포를 파괴하지 않는 게 특징이다. 플래시 기술이 적용되면 암 타격 능력은 유지하면서도 방사선에 노출되는 시간이 짧아져 보호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환자 편의면에서도 대기시간과 치료 횟수가 줄어든다.
혁신적 방사선 치료법으로 주목받지만 아직 전 세계적으로 임상연구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플래시를 구현하기 위한 장비 개조나 그에 맞는 기반 기술을 마련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고선량의 방사선을 짧은 시간 환자에게 전달하였을 때 정상조직을 보호하는 생물학적 기전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지 않은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지난 2022년 미국 신시내티 아동병원에서 플래시 기술 기반 양성자 치료로 암이 뼈에 전이된 환자를 대상으로 첫 번째 임상 연구를 진행하고, 저명 학술지 '자마 온콜로지'에 게재한 바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양성자 치료 경험과 기술적 환경 우위를 활용해 빠르게 전임상 연구를 완료하고, 초정밀 치료법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서울병원이 보유한 양성자치료기는 첨단 플래시기술 구현이 가능하다.
특히 초정밀 선량 측정 기능을 탑재해 플래시 기반 양성자 치료 때에도 암종마다, 환자마다 안전하면서 효과적인 선량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박희철 양성자치료센터장은 “이번 플래시 연구를 성공시켜 방사선 치료를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려 환자들이 새로운 치료경험을 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지난 2015년 국내 민간병원 중에서는 처음으로 양성자치료기기를 도입했다. 도입이후 현재 치료 건수는 9만건을 넘어섰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