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새'로 알려진 화식조(火食鳥)가 영국의 한 조류 동물원에서 부화했다.
8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영국 글로스터셔주에 있는 버드랜드에서 화식조 새끼가 부화했다. 이는 2021년 이후 영국에서 처음 태어난 새끼다.
버드랜드 사육사들은 화식조 번식을 위해 25년 넘게 노력해 왔다. 사육사 알리스터 킨은 “이 작은 새끼와의 첫 만남은 매우 특별한 순간이었다”고 전했다.
이번 부화는 올해 유럽에서 네 번째로, 영국에선 2021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화식조는 특정한 환경 조건에서만 번식해 사육 상태에선 개체 수를 늘리기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화식조는 호주 북동부의 열대 우림에서 주로 서식하며 현존하는 조류 중 타조 다음으로 무겁다. 암컷 무게가 70㎏, 수컷은 55㎏ 정도 나가며 키는 1.8~2m에 달한다.
화식조는 1992년에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보호생물로, 야생에는 4000마리 정도가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목의 일부 피부가 붉게 드러나 마치 불덩이를 삼키고 있는 것 같다는 데서 화식조라는 이름이 붙었다.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새로 불리는 화식조는 10cm에 달하는 단검 모양의 날까로운 발톱을 가지고 있는데, 이 발톱에 걷어차이면 치명상을 입는다고 전해졌다. 또 울창한 삼림을 시속 50㎞의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고, 1.5m 높이까지 뛰어오를 수 있으며 수영에도 능하다.
화식조의 공격으로 사람이 사망한 사례도 있다. 2019년 미국에서는 한 남성이 자신이 키우던 애완용 화식조에게 공격을 받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남성은 먹이를 주다가 넘어져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화식조는 '사람에게 위험을 줄 2급 야생동물'로 분류된다. 이는 악어, 구름무늬 표범 등과 같은 등급이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