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변화를 가져오며 인간의 노동력을 보다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대규모 데이터 분석을 통해 더 나은 의사결정을 돕고 AI 시스템을 통해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를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AI 대중화 도화선으로 작용한 챗GPT는 AI의 영향력에 대해 이같은 전망을 내놨다. 챗GPT가 내다본 미래는 더 이상 공상과학 소설(사이언스 픽션)이 아니다.
AI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히 연구되고 협업 툴로 활용되고 있다. 한국리서치에 따르면 AI 기술 발전 체감도는 올해 상반기 기준 78%로 나타났다. 세대별로 살펴봐도 전 연령대에서 AI 기술 발전 체감도는 70~80%를 상회하는 높은 수준을 보였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AI의 안전, 신뢰 및 윤리'를 주제로 진행한 국민조사에서도 AI 기술의 잠재적 이점이 위험보다 많다는 대답이 57%에 달했다.
이미 AI는 일상의 경험으로 진화했다. 디지털 전환(DX)을 넘어 인공지능 전환(AX)의 시대적 흐름을 읽고 메가 픽처를 그려야할 시기가 온 것이다. DX가 5G, 클라우드 등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와 디지털 기술 등을 통해 산업을 서포트했다면, AX는 AI 자체가 산업의 중심이 돼 산업의 근본적 체질 교체를 이끌어낸다는 개념이다.
AX 비즈니스에 대한 기업의 움직임 역시 선명해지고 있으며 범용인공지능(AGI) 개발, 초연결·초실감 AI 솔루션 도입 등 다양한 AX 전략들이 탄력을 받고 있다. 콘텐츠, 커머스, 금융, 제조 등 산업에도 침투해 다양한 성과를 내고 있다.
AI 콘텐츠 프로덕션 스튜디오프리윌루전은 100% AI 기술로 만든 영상으로 최근 열린 두바이 국제 AI 영화제에서 대상과 관객상을 수상했다. 포티투마루는 조선·해양 기업들과 열흘 안에 선박의 설계 문서 초안을 작성해주는 선박 설계문서 관련 협업을 진행하는 등 AI 솔루션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그렇다면 AX 비즈니스 시대에 갖춰야 할 핵심 역량은 무엇일까. 바로 관철력(觀徹力)이다. 관철력이란 사물을 속속들이 꿰뚫어 보는 힘을 의미한다. AX 측면에서는 AI의 속성과 잠재적 능력의 활용 범위를 명확히 인식했는지, AI가 관련 산업에서 중추적 기술이나 파트너(어시스턴트)로서 지속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판단하는 힘으로 해석할 수 있다.
쉽게 말해 AI 기술 발전으로 인한 부작용에 대해 충분히 고려하고, 다면적인 사회 문제 해결 및 나아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에 기반한 비즈니스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것이다.
◇AI 콜봇, AI 돌봄 서비스로 세상에 기여
이를 바탕으로 세종네트웍스는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AX 비즈니스에 힘을 싣고 있다. 'AI 콜봇'과 'AI 돌봄 관제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AI 콜봇은 콜센터 상담원의 아웃바운드 콜 업무를 AI 기반 음성 봇이 대신 수행하는 솔루션이다. 강성민원으로 인한 상담원의 감정 노동은 줄이고 업무 효율을 높여 상담 비즈니스 사이클의 안정화를 돕는다.
AI 콜봇을 통한 고객 상담은 실제로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가고 있다. 올해 4월부터 자사 알뜰폰 브랜드 '스노우맨' 요금제 가입 관련 유선 안내에 시범 도입 결과, 상담원의 안내 없이 개통에 성공한 가입자 비율이 80%에 육박했다.
세종네트웍스의 'AI 콜봇'은 상담 내역 텍스트 변환, 상담 결과에 대한 데이터 통계·대시보드를 제공한다. 상담 캠페인을 생성해 캠페인별 통화시도와 통화연결, 시나리오 완료율을 확인할 수 있다. 상담 분석 데이터를 통해 고객 요구 파악 및 마케팅에 활용함으로써 세일즈 확대 기회도 발굴할 수 있다.
직접 개발한 보이스 게이트웨이와 연동해 독자적 품질 경쟁력을 높인 'AI 콜봇'은 업종에 따른 맞춤형 통화 시나리오 개발 및 적용이 가능하다. 일반 기업 뿐만 아니라 의료기관의 경우 진료 및 검사 예약일 확인, 건강상태 파악 등 기본적인 서비스에 활용함으로써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금융·보험 업계에서는 고객이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상품 이용 약관고지 안내에 활용해 피해 사례, 불완전 판매 모니터링을 최소화할 수도 있다. 공공기관에서는 세금 납부, 차량 검사 일정 등 정기적인 정보 알림이 필요한 부분을 자동화할 수 있다.
'AI 돌봄 관제 서비스'는 증가하는 독거·고령 인구를 대상으로 하는 사회적 돌봄 서비스 영역에서 AX 초석을 다지는 역할을 하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의 초거대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클로바 케어콜과 인터넷 전화에 관제 시스템을 더한 솔루션으로 촘촘한 사회안전망 확충에 기여하고 있다.
클로바 케어콜을 통해 대상자의 식사, 수면, 외출, 운동 등에 관한 대화를 진행하고 지난 대화 내용을 기억하는 기능으로 다음 통화에서도 관련된 사항을 질문하며 건강 상태를 세심하게 모니터링한다. 미수신자에게는 반복적으로 전화해 안전을 확인하고 대화를 통해 건강 및 식사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즉각적으로 지자체에 상황을 공유해 조치할 수 있도록 돕는다.
상황을 빠르게 캐치하고 전달하는 AI 기술로 지방자치단체 담당자 1인이 직접 돌봐야하는 인원(50~500명)을 더욱 효율적으로 관리, 일손을 더는데 기여하고 있다. 2021년 1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시작해 2023년에는 약 130개 지자체에 도입해 3만여명의 독거·고령 인구를 케어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슈어테크 기업 '그레이드헬스체인'이 의료정보 기반으로 개발한 건강등급 앱 '로그(LOG)'를 연동함으로써 개인 건강 데이터, 휴대폰 로그 정보 등을 활용해 보다 고도화된 일상 돌봄 서비스 제공에 주력하고 있다.
시대의 필요에 부응하고 세상에 기여하는 즉, '시대적 영향력'을 갖춘 AX 비즈니스의 미래는 무궁무진하다. 기업과 국가의 생존에 AX가 필수부가결한 요소가 된 흐름 속에서 '관철력'은 AI 기술과 가장 현명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요건이자 차별화된 경쟁력을 기를 수 있는 씨앗이 될 것이다.
김형진 세종텔레콤 회장 sejongtelecom@sejongtelecom.net
〈필자〉 세종그룹을 설립한 대한민국 기업인이다. 1990년 그룹 모태인 홍승기업을 설립했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동아증권(현 NH증권)을 인수해 금융업에 진출한데 이어 2007년에는 EPN, 2011년 온세통신을 인수해 지금의 세종텔레콤으로 합병했다. 통신업 18년 전문가로서 2019년부터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세종텔레콤은 전국 광케이블 자가망을 보유한 기간통신사업자다. 통신사업과 함께 전기공사, 블록체인, 알뜰폰, 5G특화망 등 커넥티드 사업 전개를 통해 세상에 기여하는 혁신 기업으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