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그리니치 천문대가 '2024 올해의 천문학 사진작가'(Astronomy Photographer of the Year 2024) 수상작을 13일 발표했다.
그리니치 천문대가 매년 개최하는 천체사진 콘테스트 '올해의 천문학 사진작가'는 올해로 16회를 맞았다. 이번 대회에는 58개국에서 3500명 이상의 참가자가 몰려 다양한 천문학 사진으로 각축전을 벌였다.
종합 우승인 '올해의 천문학 사진작가'는 지난해 금환일식이 일어나는 동안의 '베일리의 구슬'을 담아낸 라이언 임페리오에게 돌아갔다.
베일리의 구슬은 금환일식을 뜻하는데, 개기일식 동안 달의 울퉁불퉁한 표면 때문에 밖으로 새어나오는 현상을 일컫는다. 일식이 시작되거나 끝날 때 찰나에 목격된다. 왕립천문학회 창설자이자 이 현상을 발견한 프랜시스 베일리의 이름에서 따왔다.
임페리오 작가의 작품은 종합 우승작이자 '우리 해'(Our Sun)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심사위원인 기상학자 케리-앤 레키 햅번은 “몇 초의 짧은 순간을 인상적으로 해부했다. 나를 사로잡아버린 이미지”라고 평가했다.
'올해의 젊은 천문학 사진작가상'은 다니엘 보르사리가 담아낸 'NGC 1499, 더스티 캘리포니아'다. 페르세우스자리의 H II 영역에 있는 방출 성운 캘리포니아 성운을 그렸다. 지구에서 약 1000 광년 떨어져있다.
'은하계' 부문 수상자는 헝가리 벤스 토트와 페터 펠토티가 함께 담아낸 은하계 NGC 5128과 빛의 속도로 가깝게 이동하는 방사선, 입자의 광선을 자세하게 담았다. 사진작가들은 이 은하를 담아내기 위해 서던 아프리카의 나미비아에서 관측했다. 이 은하는 남반구에서만 볼 수 있다.
'오로라' 부문에서는 뉴질랜드 퀸스타운 상공에서 진분홍빛 오로라를 포착한 라린 래에게 돌아갔다. 19개 사진으로 구성된 파노라마 사진으로, 지난해 2월 하늘을 밝게 비추는 분홍빛 태양광 광선을 볼 수 있다.
'우리 달'(Our Moon) 부문은 가보르 발라즈의 '시누스 이리둠의 그림자 봉우리'가 차지했다. 월면의 북서부에 있는 반원모양의 지형을 부르는 명칭으로 무지개의 후미라고도 불린다. 폭 260km의 거대한 분화구인데, 벽 부분 일부가 파괴돼 만처럼 보인다.
'사람과 우주' 부문에서는 태양을 지나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의 실루엣을 포착한 톰 윌리엄스 작가의 작품이 선정됐다. 단 0.2초만에 지나는 찰나의 순간을 포착했다. 그는 '행성, 혜성, 소행성' 부문에서도 금성의 대기 구조를 자세하게 그린 작품으로 1위를 차지했다.
뉴질랜드 아오라키의 태즈먼 밸리 위 껌 성운을 포착한 톰 레이가 '스카이스케이프' 부문에서 우승했다. 밤하늘 위 별들 가운데, 가운데 있는 붉은 원형이 껌 성운으로, 지구로부터 약 1470만년 거리에 있는 초신성 잔해다.
카시오페이아자리의 네레이드 성운을 포착한 로버트 페센 교수 산하 국제 아마추어 천문학자팀이 '별과 성운' 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유명한 별자리 카시오페이아의 중심에서 이전에 잘 알려지지 않은 거대한 초신성 잔해가 발견됐다.
최우수 신인상인 '패트릭 무어상'은 신펑과 미아오공이 돌고래 머리 성운 SH2-308을 담아낸 작품을 선보여 받게 됐다. 총 열흘간 촬영한 사진으로 북반구 낮은 고도에서 하루 5시간만 볼 수 있는 성운이다.
'애니 몬더 이미지 혁신상'은 세르지오 디아스 루이스가 기상 위성의 이미지를 혼합한 독특한 지구의 사진으로 수여받았다. 그는 GOES-18 기상 위성 사진을 조합해 육지, 바다, 대기 특성을 다양한 색상을 입혀 완성했다.
이 외에도 미국 몬태나주에서 1시간 동안 촬영한 작품같은 타임랩스 사진, 잉글랜드 브라이튼 비치에서 포착한 도시 위의 오로라, 작은 섬 메두파루의 바닷 속 플랑크톤의 빛과 별이 가득한 성운의 조화, 달 뒤로 고개를 내민 금성 등 여러 작품이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얻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