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현대자동차그룹의 KT 1대 주주 지위 확보를 허용했다. 현대차그룹은 경영 참여 없이 단순 투자 목적의 KT 1대 주주로 활동할 계획이다. 향후 인공지능(AI), 커넥티드카, 도심항공교통(UAM) 등 사업에서 시너지를 강화할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과기정통부는 전기통신사업법(제10조)에 따른 공익성심사를 실시한 결과, 현대차그룹이 KT 최대주주가 되어도 공공의 이익을 해치지 않는다고 판단해 이를 의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올해 3월 기존 KT 최대주주였던 국민연금공단이 보유주식 일부를 매각했다. KT의 최대주주가 국민연금공단에서 현대차그룹으로 변경됐다. 이에 따라 KT는 현대차그룹이 국가 기간 인프라를 관리하는 KT의 1대주주 지위를 확보해도 되는지 정부에 확인받기 위해 지난 4월 19일 과기정통부에 공익성 심사를 신청했다.
과기정통부가 전문가와 구성한 공익성심사위원회는 KT의 최대주주 변경 후 사업 내용에 변경이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 지난 3월 현대차그룹은 현상을 유지했지만, 국민연금의 지분 매각으로 인해 비자발적으로 1대주주가 됐다고 봤다. 현대차 그룹이 '단순 투자' 목적의 주식 보유로 경영 참여 의사가 없는 점을 확인했으며,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8.07%(현대자동차 4.86%·현대모비스 3.21%)의 지분만으로는 실질적 경영권 행사가 어려운 점을 종합 고려했다.
이후 과기정통부는 이달초 공익성심사위원회를 거쳐 현대차그룹이 KT 1대주주가 되어도 공익성에 부정적 영향이 없다고 결론냈다. 결론이 명확한 만큼, 현대차그룹에 대해서는 KT 경영참여를 금지하는 별도 조건을 부과하진 않았다.
통신업계에서는 이번 주주 변경을 계기로 통신과 자동차 업계의 두 그룹 간 시너지가 강화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KT와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2년 9월 구현모 전 KT 대표 시절 현대차그룹과 7500억원대 지분을 맞교환했다. 당시 양사는 자기주식 교환 거래가 중장기 사업 제휴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고 협업 실행력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제시한 바 있다.
KT와 현대차그룹은 이후 K-UAM원팀을 결성해 UAM 시장에 공동 대응했다. 현대차그룹은 UAM과 자율주행자동차 등 미래모빌리티 기술력을 확보해 나가는 과정에서 KT의 AI, 초연결 인프라 분야에서 안정적 협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KT 역시 모빌리티 분야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현대차그룹을 우군으로 활용할 수 있다. KT가 지난해 곽우영 전 현대자동차 차량IT개발센터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한 것도 이같은 효과를 염두에 둔 행보로 풀이됐다. 또, KT는 올들어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이노션과 광고 계약을 확대했다. 이처럼 두 그룹간 사업 협력이 확대될지 주목된다.
다만, 현대차그룹의 KT에 대한 인사·경영에 대한 직접 관여는 없을 전망이다. KT 고위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투자목적을 경영참여로 제시하지 않은 만큼, 1대주주가 됐다고 해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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