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마이크론, 깜짝 실적으로 '반도체 겨울론' 일축…“AI 수요 강력”

美 마이크론, 깜짝 실적으로 '반도체 겨울론' 일축…“AI 수요 강력”

미국 메모리 회사 마이크론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포함, 사실상 전 사업부문에서 실적 개선을 이뤘다. 마이크론은 향후 사업도 밝게 전망하면서 일각에서 제기한 '반도체 겨울론'을 일축하는 모양새다.

마이크론은 25일(미 현지시간) 2024년 회계연도 4분기(6~8월)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77억5000만달러로, 시장 전망치인 76억6000만달러를 크게 상회했다. 전년 동기 대비 93%, 전분기 대비 14% 성장했다.

순이익은 8억870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 14억3000만달러 순손실에서 흑자 전환했다. 주당 순이익도 1.18달러로, 시장 예상치 1.11달러를 웃돌았다.

마이크론은 서버와 모바일, 스토리지 등 전 사업 부문에서 실적 개선을 이뤘다. 서버용 메모리 경우 30억1800만달러 매출을 올렸는데, 전년 동기 대비 152% 급성장했다. 인공지능(AI) 메모리로 불리는 HBM 판매 호조가 호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산제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강력한 AI 수요가 데이터 센터 D램 제품과 HBM 판매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론은 HBM3E 제품을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에 공급하고 있다.

저장장치 시장에서도 성과를 거뒀다. 주로 낸드 플래시 메모리를 담당하는 스토리지 부문 매출도 16억8100만달러를 기록, 전년 동기 대비 127% 성장했다. AI 서버에 탑재되는 기업용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판매가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마이크론은 일반적으로 메모리 산업의 업황을 예상하는 '가늠자' 역할을 해왔다. 순수 메모리 사업을 영위하고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보다 앞서 실적을 발표해서다. 이번 마이크론의 호실적에 따라 메모리 시장 훈풍이 예상되는 이유다.

향후 시장도 밝게 봤다. 마이크론은 앞으로 실적도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HBM 시장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회사는 “HBM 시장 규모는 지난해 40억달러에서 내년 250억달러 이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전망은 최근 일각에서 우려하는 '반도체 겨울론'을 일축하는 것으로, AI 확산에 따른 HBM 및 eSSD 수요가 견조하다고 본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공급 과잉과 수요 둔화를 이유로 '메모리 시장에 겨울 곧 닥친다'는 보고서를 냈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