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반도체 장비 업체인 미국 램리서치가 한국 투자를 확대할 전망이다.
팀 아처 램리서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8일 용인캠퍼스 개관식에서 기자와 만나 “램리서치는 1989년 한국에 진출해 많은 일자리를 만들었고, 앞으로도 채용을 더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램리서치는 다른 글로벌 반도체 장비사들과는 다르게 국내 고객지원 뿐만 아니라 제조와 연구개발(R&D) 인력을 두고 있는데, 이를 더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한국 내 램리서치 인력은 지난달 기준 1720명에 달한다.
투자는 연구개발 중심 확대가 예상된다. 램리서치코리아 관계자는 “향후 내부적으로 국내 R&D 시설을 추가 확장할 계획을 갖고 있다”며 “국내와 해외를 가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인력을 채용해 첨단 장비 개발과 공정 개발을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램리서치는 한국 본사와 R&D, 트레이닝센터 등을 한 데 합친 용인캠퍼스를 개소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참석한 팀 아처 CEO는 캠퍼스를 중심으로 용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내 파트너사들과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램리서치는 고도로 숙련된 인재를 양성하고, 스마트한 기술을 제공해 나갈 것”이라며 “고객과 긴밀하게 협력해 다가오는 기술 혁신을 주도하는 솔루션을 지속 선보이겠다”고 자신했다.
이날 램리서치는 세계적으로 부족한 반도체 인력 문제 해결을 위한 해법으로 디지털 트윈 기술 기반의 '세미버스(Semiverse)' 솔루션을 제시했다. 세미버스는 반도체 회사에서 공정 기술 R&D에 사용하는 3차원(D) 반도체 공정 시뮬레이터를 교육에 접목한 형태다. 램리서치는 인도에 이어 한국에서 두 번째로 교육에 세미버스를 접목한다.
우선 반도체산업협회, 성균관대와 협력해 2025년부터 1년간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2030년까지 전국 주요 대학으로 보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학생들은 가상현실에서 세정·증착·식각장비 등을 활용한 공정 교육을 받게 된다. 고가의 장비를 실제와 같은 조건에서 운용할 수 있어 양질의 엔지니어 양성이 가능하다.
램리서치는 2030년까지 세계 반도체 업계에 부족 인력이 100만명으로 추산된다면서 해당 프로그램이 국내 반도체 인력 양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균관대는 램리서치와 함께 세미버스 기반의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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