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애플·넷플릭스 등 글로벌 기업의 사회적 책임 문제가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핵심이슈로 부상했다. 선택약정할인제도 고지강화, 글로벌 데이터센터 유치, 인공지능(AI) 시대를 위한 규제 합리화 정책 등도 이슈화됐다. 국감을 거쳐 실질적 제도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여야 의원들은 빅테크 기업들이 시장 독과점과 망이용대가 거부, 유해콘텐츠 방치 등 문제로 지속적인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감에서 여야는 김경훈 구글코리아 사장, 정교화 넷플릭스코리아 정책법무총괄, 안철현 애플코리아 부사장을 증인으로 채택해 질의했다. 구글은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른 서비스 안정성 확보 지침을 최신화하라는 권고를 과기정통부로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또, 방대한 매출을 올리면서도 국내 사업자에 망이용대가를 거부하는 문제, 유튜브 콘텐츠 선정성 문제 등을 지적받았다.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과방위와 정부는 구글코리아의 의견과 무관하게 망사용료에 대한 여러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며 “국제적 기준과 시장경제 기본 원칙에 충실해 사업자 본인들이 유발하는 비용에 대한 대가를 충분히 지급할 준비를 하라”고 말했다.
글로벌 기업의 세금 회피 문제도 도마위에 올랐다. 구글은 한국시장에서 6조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리면서도 광고사업 매출만을 국내 매출로 잡아 150억원대 법인세를 내는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애플은 매출 원가율을 95% 수준으로 과다계상해 법인세를 회피한다는 점이 지적됐다. 넷플릭스 역시 한국법인이 미국본사로 보내는 비용을 늘리는 방식으로 영입이익을 축소해 법인세를 절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은 “구글코리아는 중소기업 수준의 법인세를 내고 있다”며 “국내 기업에게(앱마켓으로) 높은 수수료를 강탈하면서 정작 세금을 내지 않는 건 약탈 행위”라고 일갈했다.
국감에서는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 조인철 민주당 의원,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등은 우리나라가 인공지능(AI)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데이터센터 유치에 힘써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데이터센터 유치의 발목을 잡는 전자파에 안전 우려에 대한 국민 소통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과기정통부는 노종면 민주당 의원과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 등 질의를 통해 선택약정할인에 대한 국민 홍보를 강화하고 제도 개선점을 찾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5G·LTE 요금제 역전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도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김영섭 KT대표와 이동통신사 유무선통신사업담당 최고위급 임원들은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김현 민주당 의원 등은 KT 지배구조 변경 과정에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김승수 현대자동차 부사장은 “KT 경영에 개입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국감장에서 확인했다. 향후 현대차가 KT 경영에 개입하려 할 경우, 위증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현대차로부터 확실한 답을 받아놓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외에도 올해 국감에서는 과학기술 분야 예산삭감, 우주항공청 설립으로 인한 우주항공 발전 방안 등이 이슈가 됐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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