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마이크로소프트(MS)의 2조4000억원 규모 전략적 협력은 확고한 동맹으로 글로벌 기술·인프라 역량을 확보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에 따른 결정이다. KT는 기존 개발해온 자체 AI 믿음은 오픈소스 형태로 공개하고, 1000여명 이상 AI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방침이다.
김영섭 KT 대표는 10일 “MS는 기업사업(B2B)에 주력해온 기업으로, 기업의 운영·경영 메커니즘을 가장 잘 아는 기업”이라면서 “AI가 모든 것을 휩쓸고 가는 쓰나미와 같은 상황에서 MS는 기업의 AI 발전을 촉진하는 역량과 기술, 솔루션 분야에서 추종을 불허하는 원탑이라고 생각해 협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KT가 통신역량(CT)에서 AI와 결합한 AICT역량으로 나아가기 위해 세계 수준의 기술역량이 필요한 데, 부족한 부분을 메꿔줄 수 있는 적임자로 MS를 선택했다는 설명이다. 엔비디아 최신 H200 그래픽처리장치(GPU)와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와 같은 MS가 보유한 세계최고 수준의 하드웨어(HW) 인프라를 KT가 선제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 요소가 됐다. 양사는 GPU 공동 확보 등을 위한 협업도 논의하고 있다.
김 대표는 “우리의 정체성이나 소버니티(주권)을 지켜내면서도 제품과 서비스를 빨리 낼 수 있는 백본 AI, AI전환(AX) 시스템을 빨리 만드는 게 살아남는 길”이라며 “우물안 개구리가 되거나 역량이 없으면 본질을 지킬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MS는 AI·클라우드 분야의 '베스트브릿지(가교)' 역할로, 다른 분야에 대해서는 당연히 중립적으로 열려 있다”며 “MS만 보고 가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존 자체 AI '믿음'과 자회사 KT클라우드는 '전문화'에 초점을 두고 운영방향을 전환한다.
믿음은 산업별로 특화하는 소형 언어모델(sLLM)으로 구축하고, 간소화(미니) 버전을 오픈소스화해서 온디바이스AI 형태로 다양한 기기에 탑재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또, KT는 MS와 협력을 계기로 클라우드관리서비스공급사(MSP) 역할을 포함한 '토털 클라우드' '시스템통합(SI)' 기능을 강화한다. 이같은 전략 속에 KT클라우드는 기존 HW역량에 MS의 소프트웨어(SW) 역량을 융합한 '클라우드서비스제공사(CSP)' 역할에 집중해 나간다는 목표다.
김 대표는 개인과 기업의 역량 강화를 강조했다. 1000명 인재 확보를 위해 내부 육성과 외부 영입을 병행할 방침이다. 한국에서 우선 AI·클라우드를 성공시키고 동남아 등 해외 진출도 모색한다.
김 대표는 “KT에 속한 개인도 역량 있고 대접받는 전문가가 돼야 하고, KT도 역량을 기반으로 종전과 다른 성장을 이뤄야 한다”며 “고객에게 서비스를 창조적·지속적으로 제공해나가며 시장을 선도하고,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