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이 2027년 한국 기술을 기반으로 첫 반도체를 양산한다. 공장 설계·운용을 지원하는 국내 기업의 전력반도체를 위탁생산하는 형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태국 'FT(First Thailand semiconductor company) 1'은 태국 람푼주에 위치한 사하그룹 산업단지에 115억 바트(약 4658억원)를 투자해 2027년 1분기부터 6인치, 8인치 탄화규소(SiC) 전력반도체를 생산할 예정이다.
FT1는 국내 전력반도체 회사 파워마스터반도체의 모회사인 태국 하나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와 태국석유공사(PTT) 자회사 뉴버설(NewVersal) 합작사다. 사명에는 태국 첫 반도체 제조사라는 의미가 담겼다.
현재 FT1 람푼공장은 설계·착공 준비 단계에 있으며 파워마스터반도체가 일부 임직원을 파견해 지원하고 있다. 파워마스터반도체는 충북 청주시 오창과학산업단지에 자체 생산라인을 만든 노하우를 전수한다.
FT1 람푼공장이 2027년 가동을 시작하면 파워마스터반도체, 하나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3개 회사 간 협업이 예상된다. 기존에는 파워마스터반도체가 설계·양산한 전력반도체를 하나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가 패키징했는데, 향후 양산은 FT1 중심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람푼주에는 하나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패키징 공장이 있어 FT1과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태국 정부가 자국 내 전력반도체 생산을 독려하는 이유는 전기차 산업 육성 때문이다. 전기차 생산 허브가 되기 위해 반도체, 전기·전자, 배터리 등 관련 투자를 적극 유치하고 있다.
파워마스터반도체는 삼성전자가 1999년 페어차일드(현 온세미)에 매각한 전력용 반도체 사업부문 출신들이 2018년 창업한 회사다. 국내 전력반도체 기업 중 가장 기술력이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다. 올해 자체 개발한 1200V SiC 모스펫 전력반도체가 전장용 인증(AEC-Q101)까지 받았다. 이를 기반으로 전동 컴프레서, 트랙션 인버터 등 전기차 핵심 부품을 공략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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