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세계 인공지능(AI) 넘버2 국가로 도약하기 위해 민·관 협력을 통해 혁신기업과 연구자가 공유할 수 있는 초거대 AI 인프라를 국가차원에서 구축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16일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이 공동개최한 '제5회 AI·모빌리티 신기술 전략 조찬 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유 장관은 “국가 AI위원회가 출범하며 한국이 2027년까지 AI G3(AI 3대 강국)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했다”며 “얀 르쿤 뉴욕대 교수는 AI 생태계를 온전히 갖춘 국가가 미국과 한국뿐이라고 말했는데, AI 패권 경쟁에서 중국을 이기겠다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유 장관은 “AI 활성화에서 국가가 할수 있는 일이 있고, 민간이 할 수 있는 일이 훨씬 더 크다”며 “국가 차원에서는 우선 AI기본법이라는 법·제도 장치를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며 국회의 AI 기본법 논의와 통과를 주문했다.
그러면서 유 장관은 “마이크로소프트가 그래픽처리장치(GPU) 15만개를 확보하겠다고 하는데, 한국은 2030년까지 3만개 확보를 목표로 하는 현실”이라며 “모든 부분을 확실하게 전력투구해야하고, 지금이 적기”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와 민간이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기업이 5조원 정도를 부담하고 정부가 2조원 정도를 부담하는 방식으로 공유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며 “글로벌 AI 경쟁 시대에 제대로된 판을 깔고 경쟁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포럼에서는 기업별로 다소 시각차를 드러내면서도 다양한 제안이 나왔다.
발제를 맡은 김훈동 KT 상무는 MS와 협업 전략을 소개하며 “AI 상위 국가 간에 격차가 빠른 속도로 벌어지고 있다”며 “우리가 잘하는 부분을 중심으로 전략을 고민하며, 원천개발 중심에서 응용기술 개발로 무게중심으로 바꾸고 성공모델을 중심으로 글로벌 진출을 노려야한다”고 말했다.
파운데이션(기초) 모델과 인프라, 인력양성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이동수 네이버 이사는 “AI 전략에 있어 중요한 것은 파운데이션(기초) 모델”이라며 “우리의 파운데이션 모델이 있어야 AI반도체에도 응용할 수 있고, 글로벌 기업과 협력에서도 힘을 가질 수 있다”고 제안했다.
유재훈 삼성전자 마스터는 “AI생태계 유지를 위한 응용분야 집중 전략에 동의한다”면서도 “거대언어모델(LLM)은 입출력 데이터가 커지면 비선형적으로 인프라가 커지기 마련으로,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파운데이션 모델에 대한 많은 투자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영탁 SK텔레콤 부사장은 “AI 인프라와 AI 모델, AI서비스 3요소는 결합돼야 한다”며 “우리나라가 잘하는 인프라 분야에 집중하는 게 바람직하며, 투자를 확대하기 위한 AI데이터센터, 국산AI반도체 개발 등 세제지원에 신경을 써달라”고 주문했다.
김재현 성균관대 부총장은 “인재 양성을 위해 과기정통부가 지원사업을 활성해 달라”며 “AI GPU 서버 인프라 지원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동영·최형두 의원은 “전문가의 AI 제안을 받아 AI 입법 논의에 반영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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