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과 삼성전자가 '모바일 인공지능(AI)' 생태계 확장을 위해 손을 잡았다. 퀄컴 AI 반도체를 기반으로 삼성전자가 스마트폰과 확장현실(XR) 기기를 출시해 공동으로 신시장 개척에 나선다. 세계 최대 모바일 반도체 업체인 퀄컴과 스마트폰 1위 삼성이 모바일 AI를 기치로 뭉쳤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와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은 21일(현지시간) 퀄컴 신제품 발표가 열린 미국 하와이 마우이 행사장에서 만나 이같은 내용의 양사 협력을 알렸다.
노태문 사장은 퀄컴 신형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발표장에 올라 “퀄컴의 전문성은 미래 '갤럭시 AI' 경험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이제 혼합현실(XR)에서도 AI 이점을 확인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AI 성능이 향상된 퀄컴 '스냅드래곤 8 엘리트' AP 공개를 위해 마련됐다. 전작보다 전력 대비 AI 성능이 45% 강화된 신제품은 삼성전자가 내년 초 출시하는 스마트폰 갤럭시S25 시리즈에 탑재될 예정이다.
스마트폰 분야에서 퀄컴과 삼성의 협력은 오래 이어졌고, 퀄컴은 매년 중요 고객사를 초청하지만 삼성 사장이 직접 연단에 올라 발표까지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2017년 정은승 고문(옛 파운드리사업부장) 이후 7년 만이며, 특히 최근 몇년 간 퀄컴 행사에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전면에 나선 것과 대조돼 양사의 새로운 협력 관계 구축을 예고했다. 삼성 AI폰 AP는 퀄컴이 주공급사가 될 전망이다.
특히 양사는 AI 경험 확장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XR에서도 AI 이점을 확인할 시점이라고 언급, 퀄컴과 삼성이 스마트폰을 넘어 XR과 같은 새로운 모바일 기기에서도 심도 있게 협력할 것임을 강하게 시사했다.
크리스티아누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는 “앱 중심의 기존 스마트폰이 AI 스마트폰으로 전환되면서 수십만개의 새로운 앱이 등장하는 혁명이 일어날 것이고, AI 기기에서는 AI 에이전트가 개인화된 데이터를 활용하고, 사용자 명령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해 서비스하는 능력을 갖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달라질 모바일 AI 산업에 대해서도 전망했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CEO와 노태문 사장은 행사 뒤 회동도 별로로 가졌다. 갤럭시S25 퀄컴 AP 전량 탑재와 XR 기기 개발 및 출시 시점 등에 대해 협의를 나눴을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퀄컴 AP에 구글 소프트웨어를 더해 XR기기를 공동 개발하고 있으나 일정이 일부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몬 CEO는 삼성전자와 미팅을 가진 후 기자들과 만나 “삼성전자와 제품 혁신을 위한 얘기를 나눴다”고 짧게 답했다.
마우이(하와이)=박진형 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