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재난안전통신모델(K-SafeNet)이 북유럽을 기점으로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한다. 삼성전자·사이버텔브릿지 등 국내기업은 세계 최초로 전국 단일 재난안전통신망(PS-LTE)을 구축한 경험과 기술력을 토대로 해외 차세대 재난망 전환 수요를 선점한다는 구상이다.
한국공공안전통신협회(KAPST) 공공안전통신망포럼은 23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유엔재난위험경감사무국(UNDRR)과 함께 '2024 공공안전 서밋' 컨퍼런스를 공동 개최했다. 행사에는 한국과 미국·캐나다·프랑스·핀란드·스웨덴·일본 등 11개국 정부·기관과 유럽긴급통신협의회(TCCA)가 참여해 국가별 공공안전망 구축 현황을 발표하고 국제 협력방안을 모색했다.
우리나라는 PS-LTE 전국망 구축 활용 사례와 핵심 경쟁력을 소개했다.
홍대형 공공안전망포럼 대표의장은 “한국은 2021년 PS-LTE 방식의 2만2000개 기지국을 설치해 세계 최초로 미션크리티컬(핵심임무) 단일 통합지휘통신 전국망을 개통하고 MCPTT 체제로 전환을 완료했다”면서 “이를 통해 경찰·소방·지자체가 일원화된 통신체계를 갖추고 정확한 재난상황 파악과 대응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KT, 사이버텔브릿지 등 국내기업은 재난망 운영 경험과 기술력 측면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가 후원한 사업 교류회에서 삼성전자는 PS-LTE 방식의 미션크리티컬푸시투토크(MCPTT) 솔루션을, 사이버텔브릿지는 온디바이스 AI 기반 차세대 단말 등 특화 솔루션을 선보였다.
이번 행사를 통해 우리나라는 북유럽을 중심으로 재난망 솔루션의 수출 교두보를 확보했다. 공공안전통신망포럼은 핀란드 공공안전통신 국영운영사업자 Soumen Erilliscerkot과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포럼은 국내 핵심 솔루션의 해외 진출 가교역할과 상호 컨설팅을 수행한다.
핵심 성과는 사이버텔브릿지와 스웨덴 노스콤간 재난망 솔루션 공급협약 체결이다. 노스콤은 북미·유럽 미션크리티컬 시스템통합(SI) 기업이다. 사이버텔브릿지는 자체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한 MCPTT 솔루션 등을 앞세워 유럽 중심으로 영역 확장을 꾀한다.
해외에서도 협대역 음성 중심에서 광대역 멀티미디어의 PS-LTE 기술방식을 본격적으로 채택하는 추세다. 미국 AT&T 퍼스트넷과 TCCA 등도 콘퍼런스에서 PS-LTE를 활용한 국내 홍수예보 시스템 등에 관심을 보였다.
재난안전망 모델의 국제 협력도 구체화한다. 김용균 행정안전부 안전예방정책실장은 “재난의 대형화와 복합재난 증가로 예방 중심의 재난대응 패러다임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면서 “재난의 사전 예측과 신속한 대응을 위해 정보기술 기반 다양한 응용서비스 개발과 국제협력이 필수”라고 밝혔다.
기조연설을 맡은 오영석 행안부 과장도 “한국의 선도적 PS-LTE 미션크리티컬 네트워크 경험을 해외와 공유하고 상호협력 시스템을 구축하려 한다”면서 “아태지역에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형태로 한국 모델을 확산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리더십 미팅에서는 예측 중심의 실시간 사물인터넷(IoT) 센싱, 대용량 4G·5G 연동, AI 기반 플랫폼 대응력 확보, 6G 저궤도위성 커버리지 확대 등 핵심기술을 활용에 대한 국제간 공동 협력 주제를 토론하고 계속 발전시키기로 뜻을 모았다.
공공안전통신망포럼 관계자는 “우리나라 재난안전통신망 사례가 신규 재난망을 계획중인 인도네시아, 인도 등에 벤치마킹으로 활용될 것”아라며 “핵심 솔루션 공급기업의 혁신기술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비즈니스 협력도 크게 증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