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경쟁 붙이는 '통신품질평가'…혁신기술 반영 개선 필요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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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통신서비스 커버리지 점검 및 품질평가 결과(이하 품질평가)가 12월 발표된다. 올해 품질평가는 실내 5세대(5G) 이동통신 품질과 농어촌 5G 공동망 성능 개선이 관전 포인트다. 혁신기술 투자를 반영할 장치 마련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된다.

2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은 내달까지 현장 측정·보완 측정을 마무리하고 11월 데이터 분석을 거쳐 12월 품질평가 결과를 발표한다.

품질 평가는 통신 이용자에게 품질에 대한 알권리를 제공하고, 이동통신사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2007년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부터 시작됐다. 과기정통부는 5G·LTE·초고속인터넷 등 주요 통신서비스 속도와 지연시간, 커버리지 등을 측정해 연말 공표한다. 8월에는 전년도 미흡 부분 개선사항을 발표한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그동안 지적받은 5G 실내 품질과 농어촌 품질 측정에 주력할 방침이다. 전체 평가 대상 400개소 중 40%인 160개소를 실내 시설로 선정했다. 농어촌 5G 공동망의 평가지역 표본 수를 2023년 30개에서 2024년 45개 읍·면으로 확대한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네트워크 사업부는 통신품질 측정 대응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품질 취약 지역을 자체 점검해 기지국을 조정하거나 증설하는 방식으로 품질을 높인다. 첩보작전을 방불케 하듯 측정요원을 따라붙어 품질을 의도적으로 높인 사례가 적발되기도 했다.

정부는 품질측정 평가에 직접 순위를 부여하지 않지만, 평균 다운로드 속도 등 데이터를 제시한다. 2024년 5G 하향(다운로드) 전송속도는 3사 평균 939.14Mbps, 통신사별 다운로드 속도는 SK텔레콤 987.54Mbps, KT 948.88Mbps, LG유플러스 881.00Mbps 등을 기록했다. 하지만, 통신속도 수십Mbps 차이로는 체감 품질에 큰 차이가 나지 않는데도 이통사들이 통신속도에만 집착하도록 과도한 경쟁을 유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통신사가 통신품질평가 기간에만 품질 관리에 힘을 쓴다는 비판도 수차례 나왔다.

복수의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통사들의 네트워크 전략에는 투자비용과 최적 속도 제공, 안정성 등 다양한 요소가 고려된다”면서도 “그럼에도 우리나라 통신사들은 통신품질 평가를 의식하느라 LTE 주파수를 연계할 수 없어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려지지만 5G의 온전한 기능을 모두 사용 가능한 5G 단독규격(SA) 전환 등을 주저했던 게 사실”이라고 귀뜸했다.

통신업계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품질 평가에 보다 다양한 요소를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5G 기업서비스(B2B) 확산을 위해서는 B2B 분야 품질평가도 고려할 수 있다. 5G SA를 비롯, 5G 모바일에지컴퓨팅(MEC), 인공지능(AI)·클라우드 기술 도입 등 신기술 요소 도입여부와 성과 등을 명시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아울러, 과도한 경쟁을 줄이고 신기술 도입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서는 일정 속도 기준을 설정하고 충족 여부를 공개하는 방식 등도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제언이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