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애플이 '얇은 스마트폰' 대결을 펼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나란히 슬림한 디자인을 강조한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S25 시리즈에 슬림 모델을 후속으로 출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출시한 갤럭시Z폴드 SE처럼 갤럭시S25를 바탕으로 하면서 얇기를 강조한 모델이다. 삼성은 슬림 모델을 만들어 시장 반응을 살피고, 호응이 좋으면 2026년에는 갤럭시S26 시리즈 라인업 변경까지 고려할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최근 갤럭시S25 라인업에 '슬림' 버전을 추가했다”면서 “소량으로 출시해 시장 반응을 보고 내후년에는 라인업을 변경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현재 갤럭시S 시리즈는 일반, 플러스, 울트라 3개 모델들로 구성됐다. 갤럭시S25 시리즈도 내년 1분기에는 이들 3개 라인업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슬림 모델은 이와 별도로 수 개월 뒤 출시가 예상된다. 카니발라이제이션을 방지하고 슬림 모델에 대한 수요를 확인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삼성이 얇은 스마트폰을 개발하는 것은 스마트폰 시장 상황과 경쟁사 동향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연초에 갤럭시S 시리즈를 출시하고, 하반기에는 폴드와 플립 등 폴더블폰을 출시하는 패턴을 보였다. 성능은 지속 향상됐지만 디자인에는 큰 변화가 없다보니 소비자들이 차이점을 잘 인식하지 못하는, 즉 수요가 정체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포화한 스마트폰 시장과 맞물려 더 고착됐다.
삼성은 눈에 띄는 변화를 줘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쟁사인 애플도 같은 이유에서 내년 슬림형 아이폰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져 의사결정이 이뤄진 것으로 해석된다.
애플은 내년 가을 출시하는 아이폰17 시리즈에 플러스 모델 대신 슬림 모델을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슬림 모델은 얇아지는 대신 기존 플러스(6.69인치)보다 화면 크기가 작은 6.56인치 정도가 될 전망이다.
스마트폰 시장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와 애플이 나란히 돌파구를 찾기 위한 카드로 '얇은 스마트폰'을 들고 나옴에 따라 양사 경쟁이 주목된다. 갤럭시S 슬림은 2분기 중, 애플 아이폰 슬림은 3분기 중 출시가 예상된다.
스마트폰을 얇게 만들려면 디스플레이나 배터리 같은 부품도 슬림해져야 하고, 또는 부품수를 줄여야 한다. 부품이 변한다는 건 성능이 달라진다는 얘기여서, 삼성전자와 애플이 얇은 두께를 유지하면서 성능이 업그레이드된 제품을 내놓을 수 있을 지 관심이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