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영향권이 중국을 넘어 세계로 뻗고 있다. 주요 지역에서 스마트폰 시장 '빅2'인 삼성전자와 애플을 위협하고 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제조사들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5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중국 제조사(샤오미·오포·비보 등)의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32%다. 전년 동기 대비 2%포인트(P) 증가했다. 이 기간 샤오미와 비보는 각각 전년동기대비 1%p 오른 점유율인 14%, 9%를 기록했다. 오포는 8%를 유지했다.
타룬 파탁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위원은 “샤오미는 강력한 성장력을 이어가며 4분기 연속 전년동기대비 판매량이 상승하며, 8월 판매량 2위를 차지했다”며 “비보는 3분기 상위 5개 업체 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경쟁사들보다 우수한 성과를 거뒀다”고 분석했다. 이 기간 비보는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과 인도에서 판매량 1위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포에 대해서는 “오포는 작년 3분기 이후 역대 가장 높은 판매량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중국 제조사들의 선전은 신흥국 중심 판매 전략 효과로 풀이된다. 이들은 '가성비'를 앞세워 중동·아프리카·라틴 아메리카 지역에서 크게 성장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저가형 제품과 프리미엄 제품을 함께 파는 믹스 전략을 선보이기도 했다. 특히 신흥국 판매 경로를 온라인보다 오프라인 위주로 구축했던 점이 판매량 증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샤오미의 경우 중국을 제외한 지역에서 오프라인 매장에 더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간 빅2로 분류된 삼성전자와 애플은 점유율 확대에 실패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량 점유율은 전년동기보다 1%p떨어진 19%, 애플은 전년 수준인 16%에 그쳤다. 타룬 파탁 연구위원은 “삼성전자는 갤럭시A 시리즈에 대한 지속적인 수요와 갤럭시S24 시리즈 성과로 시장을 주도했으나, 폴더블 시리즈에서는 다소 미지근한 반응을 얻었다”고 분석했다. 애플에 대해서는 “아이폰16 시리즈에 대한 안정적인 수요”라고 평가했다.
업계는 앞으로 중국 제조사들의 약진이 거세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 수요가 되살아나고 있는 데다 저가형에도 고성능을 지원하는 기기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다양한 선택지가 늘어나 삼성전자와 애플의 현재 위치 사수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스마트폰 유통업에 대해 잘 아는 한 관계자는 “많은 제조사가 스마트폰 교체 수요가 살아있는 신흥국을 겨냥하고 있다”면서 “신흥국은 아직 구매 여력이 충분치 않아 저가형 위주 제품이 메인 시장이다. 중저가형 제품이 많은 중국 제조사가 약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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