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통이 편지 배달을 넘어 폐의약품과 일회용 커피캡슐까지 수거하도록 진화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우체통을 국민 복지를 위한 비대면 접점으로 역할을 확대해 나간다는 목표다.
1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우체통을 활용한 '폐의약품 회수 서비스'가 시행 2년 차 환경보호에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전국으로 확대 시행된'우체통 폐의약품 회수 서비스'를 통해 지난 1월부터 현재 7월까지 폐의약품 2만4952건이 우체통을 통해 회수됐다. 지난 한 해 동안 1만 6557건이 회수된 것에 비해 크게 늘어 연말 회수율은 전년 대비 150%가량 늘 것으로 예측된다.
폐의약품 회수 서비스는 봉투에 폐의약품을 밀봉해 우체통에 넣 폐의약품과 보건소·주민센터·약국 등에 비치된 폐의약품 수거함을 우체국 집배원이 회수해 소각처리할 장소로 배송하는 서비스다. 폐의약품 회수에 전국의 우체국 물류망을 활용해 수거 업무의 효율을 높인다. 서비스는 지난해 '범부처 적극 행정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지난달부터는 환경부·동서식품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우체국 물류망을 통한 일회용 커피 캡슐 회수사업도 시행한다. 동서식품의 커피캡슐 사용 후 오프너로 커피 박과 캡슐을 분리하고, 전용 회수봉투에 담아 우체통에 넣으면 집배원이 수거하는 시스템이다. 재활용품 분리배출 정책에 대한 국민 인식을 제고하고, 현재 유통되고 있는 커피 캡슐의 회수 유형을 새롭게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민·관이 협력해 다양한 긍정적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우정사업본부는 편지 수거라는 본연의 임무를 마친 우체통을 '온기 우편함'으로 재활용하는 사업도 진행한다. '온기 우편함'은 국민이 익명으로 작성한 고민이나 위로받고 싶은 내용을 적어 넣으면 자원봉사자들이 손편지로 답장을 해주는 사업이다. 사단법인 온기는 비영리 공익활동 단체로, 사회구성원의 우울감 지속 및 심화 등의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서 전국 66곳에 온기 우편함을 설치하고 익명으로 작성된 고민 편지에 자원봉사자가 직접 쓴 손편지로 위로 답장을 전하는 정서 지원사업을 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사용하지 않는 우체통 100개를 무상 양여하고, 우체국공익재단은 기증받은 우체통을 온기 우편함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도색 비용 등을 지원한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우체통 기증 등 편지와 관련된 공익사업을 지속하며, 사회적 책임경영 실천과 공적역할 확대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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