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현장] 이문세가 17집을 낼 수 있었던 이유

이문세, 사진=이승훈 기자
이문세, 사진=이승훈 기자

가수 이문세가 '현재 진행형 레전드'의 행보를 계속 이어간다.

이문세는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코리아에서 정규 17집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두 곡의 신곡을 선공개했다. 간담회의 진행은 코미디언 박경림이 맡았다.



이문세는 지난 2023년 12월 정규 17집 수록곡 'Warm is better than hot(웜 이스 배터 댄 핫)'을 선공개한 바 있으며, 이날 '이별에도 사랑이'와 '마이 블루스'의 두 곡을 추가 공개했다.

'이별에도 사랑이'는 싱어송라이터 헨(HEN)과 작업한 곡으로, 템포 루바토를 극대화해 섬세하고 강렬한 이별의 감정을 표현했다.

헨의 이야기가 나오자 "최근 만난 뮤지션 중 가장 천재적이다"라고 엄지를 치켜든 이문세는 "고전적이면서도 트렌디함을 놓치지 않는 뮤지션이다. 나의 마음을 움직였기에 내가 먼저 선택했다. 너무 멋있는 뮤지션이다. 드라마 OST를 통해 처음 만났는데, 무심히 음악을 듣다가 누가 쓴 멜로디일까 호기심이 생겼다. 덤덤하고 힘들이지 않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해서 깜짝 놀랄 뮤지션이 나타났다고 생각했다"라고 극찬했다.

또다른 선공개곡 '마이 블루스'는 이문세가 직접 작사·작곡을 맡은 곡이다. 이문세가 가수로 살아오며 느낀 다양한 감정과 상황을 솔직하게 담은 자전적 곡이다.

이문세, 사진=이승훈 기자
이문세, 사진=이승훈 기자

이문세는 "사석에서 친구들과 '잘 놀다 잘 가자'라는 말을 많이 한다. 그런데 잘 살기가 쉽지 않은 세상이다. 후회없이 잘 살았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싶다. 먼저 걸어 본 선배로서 이 땅에 살아가는 젊은이에게 충고와 용기, 위안을 주고 싶었다. 선배는 이렇게 살았고, 누구나 걸어갈 수 있는 길이니까 힘을 내라는 메시지가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 노래는 고통스럽게 창조한 곡은 아니다. 연습삼아 기타를 잡고 블루스 스케일을 치다가 나도 모르게 툭 가사와 멜로디가 튀어나와 시작된 곡이다. 노랫말과 멜로디가 같이 나온 특이한 방식으로 작업을 했다"라며 "그렇다고 내가 천재적이라는 뜻은 아니다"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이문세 본인은 장난스럽게 이야기했지만 17장의 앨범을 낼 동안 꾸준히 사랑을 받는 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문세가 '현재 진행형 레전드'라고 불리는 이유다.

이에 이문세는 "마이크 잡고 노래한지 40년이 넘었다. 그 중간에 힘든 과정도 있었고 넘어야 할 산도 많았다. 40년 이상 박수를 놓치지 않았고 외면받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있을 수 있었다. 새 앨범을 만들 때 대중을 의식하고 만들었을 수도 있고, 히트곡을 내고 싶다는 생각이 있을 수는 있다. 그래도 무조건 트렌드를 따라가려 하지는 않았다. 이문세가 하는 이야기에 사람들이 공감을 해주면 좋지만, 아니면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다. 사실 16장의 앨범 중에 큰 사랑을 받은 앨범이 몇장 안 되고 점수를 낮게 받은 앨범도 있다. 그래도 앨범 뿐만 아니라 공연과 무대에서 힘을 얻고 음악인이라는 카테고리에서 계속 활동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라고 자신의 지난 날을 되짚었다.

40년이 넘게 노래를 하면서도 특유의 감성과 목소리를 여전히 유지하는 것 역시 이문세의 가장 큰 장점이다.

이문세는 "음악하는 사람은 좀 단순한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다른 부업이나 사업을 하지 않는다. 그 감정을 내가 추스를 수가 없다. 음악만 하는 단순한 사고와 삶의 방식이 40년 이상 가수를 할 수 있게 만든 것 같다"며 "평소에는 시골에서 농사도 짓고 운동하고 평범하게 산다. 그게 자연스러운 나의 삶이다. 그러다가 앨범을 만들고 공연을 할 때는 집중을 한다. 그렇게 단순하게 사는게 지탱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데뷔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은 모습을 이어오고 있는 이문세인 만큼 그의 음악 활동과 공연도 여전히 인기다.

브랜드 공연 '씨어터 이문세'를 시즌4까지 이어오고 있는 이문세는 "구성과 기획력 마케팅이 압도적이다. 겹치는 구성, 연출이 없고 무대가 다 새로웠다"라고 주변 스태프에게 그 공을 돌렸다.

하지만 그 공연에 방점을 찍기 위한 이문세 스스로의 욕심과 노력은 당연히 크다. 심지어 그는 지금도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장르가 있다고 밝혔다.

이문세는 "몸 관리는 당연히 해야하는 것이다. 또 댄스도 도전하고 싶다. 춤에 대한 욕심있다. 나이 60세에 비처럼 추고 싶은 게 꿈이자 로망이다"라고 비(정지훈)와 라이벌 구도를 세워 웃음을 선사했다.

이문세, 사진=이승훈 기자
이문세, 사진=이승훈 기자

끝으로 이문세는 "나는 특별한 계획이 없는 뮤지션이다. 주어진 일을 하고, 그 일을 성공적으로 마쳤으면 됐다는 마음가짐으로 지금까지 살아왔다"라며 "사람들에게 박수 한 번 크게 받았고, 사랑 한 번 진하게 해 봤으니 충분하다는 마음이다. 주어진 일을 하면서 박수를 보내는 사람이 단 한 사람뿐이더라도 끝까지, 퇴장없이 음악인으로서 활동하고 싶다"라고 영원히 '현재 진행형 레전드'로 남아 있을 것을 약속했다.

한편 '이별에도 사랑이'와 '마이 블루스'는 13일 오후 6시 발매되며, 이문세는 2025년 완성을 목표로 정규 17집의 곡을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또 이에 발맞춰 현재 진행 중인 콘서트 '씨어터 이문세 시즌4' 투어를 내년까지 연장할 계획이다.

전자신문인터넷 최현정 기자 (laugardag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