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을 끊는다면 자구책으로 수개월 내 핵무기 개발을 추진할 수 있다는 우크라이나측 보고서가 나왔다.
13일(현지 시각) 영국 더타임스는 우크라이나 군사 싱크탱크 '군전환군축 연구 센터'(CACDS)는 미국의 군사지원이 중단되는 경우 수개월 안에 1945년 일본 나가사키를 때린 원자폭탄(원폭) '팻맨'(Fat Man)처럼 러시아를 멈추는 방안을 추진할 수 있다는 보고서를 우크라이나 국방부에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달 17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자국의 절박한 상황을 강조하면서 “우리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핵무기'를 보유하거나, 어떤 종류의 동맹 체결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 가운데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반대하던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상황이 더욱 절박해지자 우크라이나에서 또다시 핵무기가 언급되고 있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CACDS는 우크라이나가 팻맨과 유사한 기술을 사용해 플루토늄 기반의 기본 핵무기를 제작할 수 있다고 봤다. 우크라이나가 보유한 가동 중인 원자로 9기에서 약 7t(톤)의 원자로 플루토늄을 추출해 수 kt(킬로톤) 수준의 전술핵탄두를 수백 기 제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위력은 팻맨의 10분의 1정도다.
보고서를 작성한 올렉시 이작은 우크라이나 국립전략연구소 부문장은 “러시아 공군기지 하나를 완전히 파괴하거나 군사, 산업, 물류시설을 파괴하는 데 충분한 위력”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더타임스는 서방 전문가를 인용해 “보고서와 달리 우크라이나가 핵무기와 핵탄두를 실을 미사일을 개발하는 데에는 최소 5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실제 개발 여부와 별개로 우크라이나의 이 같은 발언이 핵 보유국 지위를 노린다는 의미로 해석돼 논란이 일었다.
이에 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은 엑스(X · 옛 트위터)를 통해 “우크라이나는 핵확산금지조약(NPT)를 준수하고 있으며, 핵무기를 보유하거나 개발하지 않고 있고 얻을 의도도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감시에 대해 완전히 투명하게 하고 있어 군사적 목적으로 핵 물질을 사용하는 것을 배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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