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스타트업 아메리카'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 국부를 창출하고자 했듯 저도 생각이 비슷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월 벤처·스타트업계 간담회에서 언급한 말이다. '스타트업 아메리카'는 미국 전역의 혁신을 촉진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목적은 스타트업을 경제 성장 원동력으로 삼아 경제를 활성화하자는 의도가 깔려있다.
언급한 내용대로라면 우리나라 스타트업 생태계도 대대적인 변화가 기대된다. 다만 현장 반응은 사뭇 다르다. 이제 막 뿌리를 내리는 스타트업은 투자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다. 초기 투자는 감소하고, 투자자들은 안정성이 높은 중·후기 기업에 집중한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3년 이하 초기기업 투자는 전년 대비 24.8% 줄었다. 반면 중·후기기업에 대한 투자는 같은 기간 각각 19.5%, 27.4% 늘었다.
불확실한 환경에서도 초기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유지해야 하며, 초기 단계에서 혁신의 씨앗을 뿌리고 육성해야만 장기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정책도 안정감이 부족하다. 스타트업 지원의 한 축을 담당하는 정부가 예산 집행에서 일관성을 잃으면서 올 한해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팁스(TIPS) 지원금 지급 관련 문제가 있었고, 최근에는 중소기업 클라우드 서비스 도입을 지원하는 클라우드 바우처 지원금도 일부 기업에 미지급을 통보하면서 업계에 충격을 줬다. 일관된 정책적 지원이 없다면, 혁신 생태계 기반이 흔들리고 스타트업이 안착하기 어렵다.
세계를 주도하는 아마존, 구글, 애플과 같은 기업은 모두 스타트업으로 출발했다. 이들이 오늘날 경제와 일자리 창출 주역이 된 것은 초기 단계에서부터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스타트업들도 비슷한 성공 궤적을 밟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초기 기업들이 혁신을 꿈꾸고 글로벌 시장으로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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