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보편관세 리스크에 더해 국내 정치 불안까지 겹치면서 국내 경제계와 금융권이 시장 안정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국내 정치 불안에 따른 행정부 공백 여파가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경제 불안과 사회 혼란을 야기하는 활동을 최소화해달라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당장 민주노총 금속노조가 11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무기한 총파업을 예고하자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우려를 표명했다. 가뜩이나 어려운 대내외 경제여건과 정치 불확실성에 더해 이번 총파업이 사회 혼란과 민생경제 어려움을 더 가중시킬 것이라고 봤다.
경총은 “지금과 같은 국정혼란과 위기에서는 사회 구성원 모두가 위기 극복과 사회 안정을 위한 노력에 힘을 모아야 한다”며 “노사가 경제 회복을 위한 책임을 다하지 못하면 우리 경제와 일자리의 어려움은 가중될 우려가 크다”고 강조했다.
또 “노동계도 책임있는 경제 주체로서 파업보다는 사회 안정과 위기 극복에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국내외 경제 상황에 따른 중소기업 대응을 모색하기 위해 '제 95차 중소기업위원회'를 이날 대한상의 회관에서 개최했다. 대한상의는 전체 위원의 70%를 신임 위원으로 교체하고 위원회를 기존 서울 소재 중심에서 부산, 대구 등 전국 단위로 확대 개편했다.
참석한 40여명 중소기업 대표들은 내수 침체와 국내 정치 불안, 대외 경제환경 변화 속에서 인력난과 세금부담의 이중고를 겪고 있어 상속세율 인하와 외국인 고용허가제 규제 완화 등의 정책 개선이 빨리 개선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임 중소기업위원회 위원장으로 위촉된 윤석근 일성아이에스 회장은 “최근 대내외 경제 환경이 중소기업에 큰 도전과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며 “지속 가능하고 혁신적인 성장을 이루려면 정부의 신속한 대응과 체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행사에 참석한 중소기업 관계자들은 현장의 여러 애로사항을 건의했다.
대전 소재 태원건설산업 박재현 대표는 “현재 중소기업들은 대내외적 위기 속에서 인력난, 세금 부담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한 상황”이라며 “상속세율 인하, 외국인 고용허가제 규제 완화 등 정책이 하루빨리 개선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우리 중소기업들은 현재 국내외 정치적 불안, 내수경기 침체 및 고물가·고환율 등 수많은 난제를 마주하고 있다”며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도 우리 경제의 한 축을 떠받치고 있는 중소기업들이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어 나갈 수 있도록 정부가 흔들림 없는 지원을 해달라”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은 불확실성이 고조된 금융시장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날 금융위원회는 권대영 사무처장 주재로 5대 금융지주와 비금융지주계열 증권사, 카드사, 보험사 등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시장점검회의를열었다. 지난 9일에는 김병환 금융위원장 주재로 5대 금융지주회장·정책금융기관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었다.
금융위는 원·달러 환율 급등에 따른 은행의 건전성, 유동성, 재무 안정성 영향 등을 다시 점검했다. 서민 경제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원활한 자금공급도 당부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0일 글로벌 투자은행(IB) 애널리스트들과 만나 외국인 투자자들과 소통했다.
이복현 원장은 “경제 분야 문제해결은 정치문제와 분리돼 있으므로 재정·통화·산업·금융정책 간 적절한 조합에 따른 시너지로 경기 하방리스크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또 “시장이 완전히 안정화될 때까지 준비된 상황별 대응계획에 따라 모든 시장안정 조치를 즉각 시행할 수 있도록 대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