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연구진이 빛으로 키타예프 양자 스핀 액체의 흔적을 찾는 데 성공했다. 양자컴퓨터 소재 발굴과 특성 연구에 기여할 전망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손창희 물리학과 교수팀과 유정우 신소재공학과 교수팀이 김재훈 연세대 교수팀과 공동 연구로 박막 형태 코발트 기반 산화물에서 키타예프 양자 스핀 액체 상태의 특성인 스핀 요동을 광학적으로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고 4일 밝혔다.
키타예프 양자 스핀 액체는 오류 없는 대용량 양자컴퓨터를 만들 수 있는 특수한 양자 상태다. 양자 스핀 액체는 저온에서 고체 내부 스핀들이 정렬되지 못한 채, 액체 분자처럼 요동치는 상태다.
소재 내에서 이를 실험적으로 확인한 사례는 드물고, 이에 따라 양자컴퓨터 후보 소재 발굴도 계속되고 있다.
공동 연구팀은 20나노미터(㎚) 두께의 박막 형태로 합성된 코발트 기반 산화물에서 박막에 빛을 쏘아 생기는 엑시톤 입자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소재 내 스핀 요동 상태를 검출해냈다.

스핀 요동을 측정한 결과 닐 온도(16K, -257.15°C) 이상에서도 유지됐는데, 이는 이 스핀 요동이 단순히 열이 아닌 양자 스핀 액체 상태로 인해 발생했다는 증거다. 또 이론 계산으로 강한 키타예프 상호작용을 확인했다.
기존 중성자 분석법을 이용한 스핀 요동 검출은 덩어리 형태의 물질에서는 쉬웠지만, 양자컴퓨터 소자화를 위해 부피를 줄인 박막 상태에서는 신호가 약해 어려웠다.
손창희 교수는 “빛을 이용한 박막 상태 코발트 기반 산화물 소재 실험에서 키타예프 양자 스핀 액체의 특성을 검출했다”며 “실험에서 사용한 분석법은 양자컴퓨터 소재 발굴과 특성 연구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2월 3일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