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래스루이스, 고려아연 측 정관 변경 찬성…영풍·MBK 이사 후보 5명 찬성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가 지난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서울에서 개최됐다.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가 지난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서울에서 개최됐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글래스루이스가 고려아연 측의 정관 변경 안건에 모두 찬성을 권고했다. 이사 수 상한제 찬성을 전제로 영풍·MBK파트너스 측 이사 후보 5명, 고려아연 측 이사후보 3명에 대해서도 찬성을 권고했다.

글래스루이스는 20일 발표한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 대한 의안 분석 보고서를 통해 고려아연 현 이사회가 제안한 정관 변경 안건인 △이사 수 상한 설정(19인 이하)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 선임 △배당기준일 변경 △분기배당 도입 △분리 선출 가능한 감사위원 수 설정 등에 대해 모두 찬성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기적인 기업 가치 보호 전략을 유지하고 트로이카 드라이브 등 미래 성장동력의 효율적 추진을 위해 현 경영진 중심의 이사회 구조를 유지하면서 이사회의 독립성과 견제 기능을 일부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글래스루이스는 이사회 규모가 비대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이사회 인원을 19명으로 제한하는 정관 변경 안건에 찬성할 것을 권고했다. 이어 이사 수 상한 안건이 가결되는 것을 전제로 현 이사회가 추천한 이사 후보 3명과 MBK파트너스와 영풍 측이 추천한 이사 후보 5명에 대해 찬성을 권고했다.

이사 수 상한 안건이 부결되는 경우에도 현 이사회와 MBK·영풍 측이 추천한 이사 후보들을 적절한 비율로 찬성하고 견제와 균형이 이뤄지는 방향으로 투표할 것을 권고했다.

글래스루이스는 보고서에서 “현 경영진과 반대 그룹의 후보를 일부 혼합하여 추천한다”며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하면서도 경영 안정성을 유지하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 경영진이 제안한 일부 후보를 승인해 급진적 변화를 방지해야 한다”며 “기업의 장기적 가치와 주주 이익을 고려한 균형 잡힌 접근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글래스루이스는 홈플러스 사태를 일으킨 MBK와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한 고려아연에 각각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보고서에서는 “홈플러스의 상황은 이른바 MBK·영풍 측이 회사의 장기적인 투자 일부를 축소하거나 특정 자산을 매각해 현금 배당을 지급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이는 MBK가 홈플러스의 단기적인 부채 문제를 해결하고, 영풍에서의 운영 손실을 충당하기 위해 자금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최윤범 회장과 고려아연 경영진의 행동은 기업지배구조가 좋지 않은 대표적인 사례이며, 위험한 선례를 만든다”며 “임시주총 하루 전에 상호주 구조를 생성해 영풍의 고려아연 의결권을 제한한 것은 주주의 권리를 침해하며 경영권 장악만을 우선시하는 노골적인 고착화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