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통신사 돈버는 AI 출발점…AI DC 경쟁 시작

통신3사 AI DC 현황
통신3사 AI DC 현황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인공지능(AI) 수익화 시작점으로 AI 데이터센터(AI DC)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AI DC는 AI 학습과 추론 에 필수적인 대규모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버와 전력, 냉각시스템을 제공하는 차세대 데이터센터다. AI 서비스 필수 인프라로 각광받고 있다.

AI DC는 통신사의 인프라 경쟁력을 살려 선제적 수익화가 가능한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AI DC 시장을 겨냥한 통신 3사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AI DC 시대 개화…통신사 시장선점 전략 가동

데이터센터는 1960년대초 기업내부 업무처리를 위한 전산실 개념에서 출발해 1990년대 인터넷 기반 서비스를 처리하는 인터넷데이터센터776(IDC776)로 발전했다. 2010년대에는 클라우드·가상화 기술을 기반으로 기업의 데이터효율을 극대화하고, 개발환경 제공 등 서비스를 지원하는 IaaS195, SaaS81 형태로 발전했다. 이제 AI DC로 진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AI DC는 대규모 병렬 연산이 가능한 GPU를 탑재하고, 고속 네트워크, 딥러닝 기술과 결합해 기업이 다양한 형태의 AI 서비스를 구현하도록 지원한다. GPU 중심 AI 컴퓨팅 인프라, 쿨링 시스템, 전력 공급, 운영·관제 시스템 등이 AI DC 핵심 요소로 손꼽힌다. 국내시장에서도 AI 서비스 제공사 뿐 아니라, 기업 내부 업무혁신 등을 위해서도 AI 서비스가 폭넓게 사용되기 시작한 만큼, AI DC 수요는 급증할 전망이다. 젠슨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는 현재 세계적으로 1조달러 규모인 AI DC 시장이 5년후 2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통신 3사 데이터센터는 현재 전체 데이터센터의 약 60% 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빅테크는 물론 부동산 기업 등도 AI DC 시장에 뛰어드는 가운데, 통신사는 네트워크 분야 강점을 살려 AI DC 시장 경쟁에 나설 채비다.

◇SK텔레콤 맞춤형 AI DC 수요 공략

SK텔레콤은 기업 수요에 맞춰 '맞춤형(알라카르테)' AI DC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한다.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와 지난해 12월 서울 금천구에 가산 AI DC를 개소했다. 가산 AI DC는 람다와 협력해 현재 국내에 도입된 GPU 중 가장 성능이 좋은 엔비디아 GPU H100 1000여장을 구축해 GPUaaS880(GPU as a Service)를 제공한다. AI 기업이 GPU 자원을 임대해 서비스에 활용 가능한 사업 모델이다.

SK텔레콤 가산 AI DC
SK텔레콤 가산 AI DC

SK텔레콤은 구독형 서비스인 GPUaaS 이외에도 소규모 모듈러 AI DC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화물 컨테이너 크기의 공간에 GPU, NPU를 비롯한 AI 인프라를 탑재한다. 저용량 데이터센터를 비용 효율적으로 신속하게 확보해야 하는 스타트업, 연구기관 등 수요를 공략한다. 또 대기업 등을 대상으로 기업이 독자적으로 구축해 활용 가능한 전용 AI DC 구축사업도 전개한다.

또, SK텔레콤은 연내 글로벌 기업과 협력해 아시아 최대 규모인 기가(GW)급 전력용량을 갖춘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를 남부 지방에 구축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의 HBM852을 필두로 그룹 멤버사들의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 등 에너지·AI 메모리·운영·보안 등의 역량과 글로벌 파트너사들의 노하우를 총망라한 최신기술의 집합체로 구축, 시장을 선점한다는 목표다.



◇KT, 데이터센터 1위 경쟁력을 AI DC로

KT는 자회사 KT클라우드를 통해 데이터센터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전국에서 14개 IDC를 운영하고, 통신사 중 가장 먼저 GPU를 도입해 AI DC를 운영한 경험을 AI DC 시장에서도 살려 간다는 목표다.

KT는 현재 청주 AI 클라우드데이터센터, 대덕 AI 클라우드데이터센터에서 엔비디아·AMD GPU를 수천장 규모로 구축했다. 지난해 8월에는 경기도 고양시에 백석 AI DC를 개관했다. 백석 AI DC는 수도권 데이터센터가 하나의 네트워크를 공유하는 '원 DC' 네트워크와 글로벌 CSP와 연결을 돕는 전용회선 서비스를 제공한다.

KT클라우드 가산DC 조감도
KT클라우드 가산DC 조감도

KT는 올해 AI DC를 본격 확장한다. 연내 개소 예정인 가산·경북 데이터센터도 대용량 GPU 수용이 가능한 AI DC로 개관할 예정이다. 가산 데이터센터는 약 26mW 용량으로 10만개 이상 서버 수용이 가능한 대규모다. 수도권 AI DC 허브 역할을 하게 된다. 경북 예천에 건설 중인 경북 데이터센터는 9810㎡ 규모로 지역 AI 서비스 핵심인프라로 조성한다는 목표다.

KT AI DC는 지역 거점별로 분산돼 있는 게 특징이다. 국내 최대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보유한 만큼, AI 서비스 증가 수요에 맞춰 발빠르게 AI DC로 전환이 가능하다는 점은 장점으로 손꼽힌다. 또, KT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국내 시장에서 AI·클라우드 사업을 본격화한다. 이 과정에서 MS는 KT의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사용하기로 했다. AI DC 사업에 있어서도 확실한 수요처를 기반으로, 시장거점을 넓혀 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LG유플러스, 액침냉각 등 혁신기술 적용

LG유플러스는 2027년 준공을 목표로 경기도 파주에 초대형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를 건립하고 있다.

LG유플러스 파주 AI DC 건립 부지
LG유플러스 파주 AI DC 건립 부지

파주 AI DC는 축구장 9개 크기인 약 7만3712㎡(2만2298평) 부지에 지하 1층~지상 5층 규모로 건설되며, 서버 10만 대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하이퍼스케일급 시설로 설계됐다. 정확한 용량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평촌 메가센터 용량이 165MW임을 고려할 때 최소 100MW 이상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유플러스는 글로벌스탠다드테크놀로지(GST)와 협력해 차세대 액체냉각 솔루션을 신규 IDC에 도입할 예정이다. 이 기술은 서버를 비전도성 액체에 완전히 담가 발열을 제거하는 '액침 냉각' 방식이다. 에너지 및 공간 효율성이 높고 소음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는 장점을 살려 AI DC 시장을 선도한다는 목표다.

통신사의 AI DC 확대는 국가적인 AI 인프라· 활성화와도 밀접한 영향을 지닌다. GPU 수급과 전력 확보는 핵심 과제다.

통신사 관계자는 “국가 AI컴퓨팅 센터 구축 등 정부 차원에서 GPU, AI DC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데, 통신사 AI DC는 민간 차원에서 AI 확산의 핵심역할을 할 수 있다”며 “AI 진화의 핵심 인프라인 AI DC 구축 확대를 위해 전력, 세제혜택 등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