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8년까지 72.8조 투자…건설물량 확대
박지혜 의원 “사업별 지연 원인 나눠 관리해야”

한국전력의 송·변전 사업 지연율이 최근 2년 연속 60%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데이터센터와 재생에너지 확대에 대응해 2030년 송·변전망 투자 규모를 2024년 대비 2.7배로 늘릴 계획이지만 전력망 건설 지연은 오히려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19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박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준공 대상 송·변전 사업 204건 가운데 111건(54.4%)이 지연됐다.
연도별 지연율은 2021년 68%(50건 중 34건)에서 2022년 33.3%(24건 중 8건), 2023년 38.3%(47건 중 18건)로 낮아졌다. 이후 2024년 60.6%(33건 중 20건), 2025년 62%(50건 중 31건)로 2년 연속 60%대를 기록했다.

한전의 제11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에 따르면 2038년까지 총 72조8000억원을 투자한다. 345㎸ 이상 설비에 28조2000억원, 154㎸ 설비에 26조4000억원, 초고압직류송전(HVDC)·계통안정화 설비에 18조2000억원을 각각 투입한다.
준공연도 기준 투자비는 2024년 2조8000억원에서 2025년 4조원, 2026년 5조2000억원으로 늘어난다. 2029년 6조3000억원, 2030년에는 7조7000억원으로 2024년 대비 약 2.75배 증가한다.
한전이 박 의원실에 제출한 최근 5년간 송·변전 사업 자료에는 지연 사유가 '민원 및 인허가 지연'으로 기재됐다. 지난해 국정감사 당시 한전은 송·변전설비 지연 사유를 주민 수용성, 인허가, 재생에너지 접속, 용지 문제 등으로 설명했지만 이번 제출자료에는 사업별 세부 지연 사유가 포함되지 않았다.
전력망 투자 재원은 전기판매수익을 우선 활용하고 부족한 자금은 회사채 발행 등 외부 차입으로 조달할 예정이다. 한전이 수립한 '2026~2030년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상 부채비율은 2026년 450%에서 2027년 393%, 2028년 333%, 2029년 312%, 2030년 285%로 낮아질 전망이다.
민간의 전력망 건설 참여도 추진된다. 한전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금까지 장기 송변전설비계획에 반영된 건설사업에 민간이 참여한 사례는 없다. 지난 8월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에 따라 지정된 99개 사업에 민간사업자가 한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민간이 전력망을 건설한 뒤 즉시 한전에 양도하는 BT(Build-Transfer) 방식이다. 현재 6개월의 법 시행 유예기간 동안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전이 하위법령 등 세부사항을 마련하고 있다.
박 의원은 “전력망은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재생에너지 등 미래 사업이 함께 기다리는 국가 기반시설”이라며 “송전선을 걱정하는 주민도, 송전망을 기다리는 국민도 모두 지연의 당사자”라고 밝혔다.
이어 “특별법이 제 역할을 하려면 지연 원인을 사업별로 나눠 관리하고, 원인별 정확한 분석과 대책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