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고르는 기준은 많다. 연령과 성별로도 복잡하게 나뉜다. 하지만 가장 큰 선택 기준은 무엇보다 `쾌적하고 편안한 승차감`이다. 특히 넓은 실내와 승차감은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패밀리 세단의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이 기준만 놓고 본다면 렉서스의 `뉴 ES350`은 다른 어떤 차보다 훌륭한 선택이 될 수 있다.
이미 오랜 기간 세계 시장에서 검증받는 판매 실적이 이를 대변한다. 렉서스 ES 시리즈는 1989년 브랜드 론칭과 함께 출시돼 렉서스 라인업 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모델이다. 또 출시 이후 140만대 이상의 누적 판매를 기록, 렉서스 판매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ES 시리즈는 신형 모델이 도입될 때마다 이전 세대 판매 대수를 넘어서며 전 세계 고객들의 변함없는 사랑을 받았다. 국내서도 2001년 12월 첫 출시 이후 렉서스 누적 판매량의 과반에 육박하는 대표 모델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렉서스는 6년여의 개발 기간을 거쳐 이전 세대와는 완전히 새로워진 모습으로 변신한 6세대 `뉴 제네레이션 ES350`를 지난해 3분기 출시했다. 이번 모델은 구형 모델보다 휠베이스를 45㎜ 확장해 고급 대형 승용차에 필적하는 넓은 실내공간을 확보했다. 뉴 ES350을 자동차 마니아인 초등학교 6학년 아들과 함께 체험해 봤다.
가장 첫 눈에 들어오는 외관 디자인의 특징은 누구라도 렉서스임을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는 스핀들 그릴과 로고의 존재감이다. 상하 그릴이 통합돼 유려한 선으로 마무리된 스핀들 그릴과 전체 외관 디자인은 생각보다 ES350을 크게 보이게 하는 효과를 보였다. 실내 공간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뒷 좌석은 성인이 타더라도 많은 공간이 남을 정도다.
실내 인테리어는 인간 중심의 컨셉트를 기본으로 제작됐다. 또 일본 특유의 장인 정신이 더해져 우아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조작부와 표시부가 명확히 구분된 내비게이션도 특징이다. 리모트 터치 콘솔은 자연스럽게 메뉴를 이동하며 조작할 수 있다. 암레스트에 팔꿈치를 자연스럽게 올려놓고 마치 컴퓨터를 조작하듯 직관적은 조작만으로 AVN(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의 모든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운전 중 최소한의 동작만으로 원하는 기능을 제어할 수 있어 주행 시에도 안정성을 크게 높였다.
이제 드라이브 성능을 살펴보자. ES350의 주행 모드는 일반, 에코, 스포츠 모드로 나뉜다. 주행 중에도 간편한 버튼 조작으로 모드를 바꿀 수 있다. 특히 스포츠 모드에서는 큰 소음 없이도 폭발적인 가속 성능을 나타냈다. 주행 방향에 따라 몸의 쏠림 현상 없이도 부드럽게 가속이 된다. 놀라운 정숙성과 승차감이라는 ES 시리즈의 경쟁력이 변함없이 구현됐다.
소음 저감 기능도 뛰어나다. 흡차음 소재 카펫과 내외장에 다양한 흠읍 재질을 적용해 외부 소음이 철저히 차단됐다. 또 진동 저감을 위한 진동 흡수 재질과 구조로 급격한 가속 중에도 편안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높아진 차체와 빠른 응답성의 스티어링 기어로 핸들링 정확성도 더욱 좋아졌다. 전륜 서스펜션은 직진 주행 안정성과 차선 변경 시 빠르게 차량의 흔들림을 제어한다. 평소에 차멀미를 자주 하는 아들도 `이 정도면 멀미할 일은 없겠다`며 화답한다.
이제 서서히 쾌적한 주변장비들도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에어컨 배관 압력 손실을 줄여 냉각 성능을 향상시킨 에어컨 시스템은 연비 절감까지 고려했다. 렉서스 측은 경쟁 모델들이 에코 모드 주행 시 실내가 더워지는 현상이 발생하지만, 뉴 ES 시리즈는 에코 주행에서도 쾌적한 드라이빙을 유지한다고 강조한다.
명품 오디오인 마크 레빈슨의 프리미엄 서라운드 사운드 오디오 시스템도 돋보인다. ES 시리즈에는 15개 스피커로 구현되는 12채널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이 장착됐다. 완벽한 5.1채널의 3차원 입체 음향을 즐길 수 있다. 835W의 출력을 자랑하며 8인치 스크린이 함께 구성돼 DVD 오디오와 비디오를 선택할 수 있다. 또 마크 레빈슨의 독자적인 그린에지(Green Edge) 기술은 전력 소비량을 50%를 절감하며 앰프의 출력은 두 배로 증대시켰다. 운전석은 물론 주요 좌석 별로 최적의 청취 장소를 간편하게 선택할 수도 있다.
한국 소비자들의 다양한 취향에 맞는 90여 개의 다채로운 콘텐츠가 제공되는 한국 전용 내비게이션도 운전자의 편의성을 크게 향상시킨다. 또 뉴 ES 시리즈는 처음으로 파워트렁크와 이지클로저(버튼 잠금)가 적용돼 버튼 조작으로 트렁크를 여닫을 수 있다. 트렁크가 완전히 닫히기 직전에 트렁크 리드의 속도를 줄여 소리 없이 닫히도록 해 정숙함도 부여했다.
하나 아쉬운 점은 운전자의 귀를 거슬리게 하는 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올 수 있다는 점이다. 안전벨트를 매지 않고 출발할 경우, 성가신 경고음이 1분 이상 지속적으로 당신의 귀를 때릴 것이다. 하지만 운전자의 안전을 고려한 애교 정도로 생각하면 출발 전에 반드시 안전벨트를 매는 운전 습관이 몸에 밸 것이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