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의 `체어맨`은 지난 1997년 첫 출시 이후 지금까지 국내 대표적인 프리미엄 초대형 세단의 위치를 지키고 있다. 올 3월 서울모터쇼에서는 품격과 성능은 물론 편의사양을 대폭 강화한 `뉴 체어맨 W`로 한층 업그레이드돼 귀환했다. 최고 출력 250마력의 3600㏄ 6기통 엔진(XGi3600)을 장착한 `CW700 4트로닉 BOW에디션` 모델로 `달리는 집무실`의 진가를 확인해 봤다.
뉴 체어맨 W의 디자인은 중후함과 고급스러움에 세련된 이미지를 강조해 명차의 기품을 높이는데 주력했다. CW700 모델 이상에 적용된 수직형 라디에이터 그릴은 폭포수의 움직임과 율동감을 표현했다. 화려한 장식과 현란한 바디 라인은 아니지만, 묵직하고 중후한 디자인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만하다.
체어맨의 편의장치와 장점은 오른쪽 뒷좌석에 집중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앞좌석 시트를 최대한 전방으로 접으면 뒷좌석 공간이 넉넉히 확보된다. 뒷좌석 탑승자의 시야 확보는 물론 편의성을 더욱 높일 수 있다. 또 한국인 체형을 고려할 때, 큰 무리 없이 편안하게 앉을 수 있다. 시트를 전방으로 이동시키면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시트에 장착된 전동 마사지 기능은 탑승자를 위한 후한 덤으로 느껴진다.
실제 주행 시 느껴졌던 최대의 강점은 완벽한 외부 소음 차단과 안락한 승차감이다. 이중 접합 차음 유리를 적용해 창을 닫으면 외부 소음은 거의 들리지 않는다. 신호대기 시 바로 옆에 있던 시끄러운 트럭 엔진 소리를 순식간에 차단했다.
주행 시에도 다양한 첨단 기능을 체험할 수 있었다. 전자제어 에어서스펜션(EAS) 기능은 도로 및 비포장도로 등 노면 상황에 맞게 차체의 높이를 최대 10㎜ 상하로 제어할 수 있다. 승차감과 주행 안전성을 최대한 높이기 위한 기능이다. 또 3세대 와이드 스캐닝 기술이 적용된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ACC)은 장거리 시야각 18도 및 근거리 시야각 56도 범위에 있는 전방 차량을 감지해 앞차와의 거리, 속도, 위치 등에 따라 속도를 제어한다. 장거리 감지 센서는 최대 200m 전방까지 감지할 수 있고, 근거리 센서는 60m까지 감지할 수 있다. 특히 2세대 ACC 기능이 전방 차량만을 감지하는데서 벗어나 측면 차선까지 감지함으로써 주변 상황 변화에 신뢰성 있는 대응이 가능하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최고급 차량에 주로 적용되는 하만-카돈(Marman-Kardon) 시스템을 장착했다. 완벽한 외부 소음 차단과 함께 총 17개의 스피커로 모든 좌석에서 7.1채널의 선명한 음향을 감상할 수 있다.
CW700 4트로닉 모델은 상시 4륜 구동 모델로 최고 출력은 250마력(6600rpm), 최대 토크 35.0㎏·m(4000rpm)의 성능을 확보했다. 하지만 출발 및 급가속 시에는 실제 가속페달을 밟는 것보다 조금 느리게 반응하는 느낌이 들었다. 또 시내 주행 시 7㎞/ℓ에 조금 못 미치는 연비는 조금 부담스럽지 않을까 싶었다. 그렇다고 체어맨의 품격과 안전성, 편의성 등의 장점을 모두 덮지는 못하는 수준이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