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출시가 유력한 애플 아이와치에 사파이어 글라스가 쓰일 가능성이 점쳐진다. 아이와치는 스위스 명품 시계에나 있는 사파이어 글라스를 앞세워 고객을 유혹한다. 기존 스마트 와치와 달리 애플 특유의 디자인과 내구성이 경쟁력의 핵심이다.
올싱스디는 최근 애플과 계약을 맺은 GT어드밴스트테크놀로지의 내년 예상 매출을 분석한 결과, 차세대 애플 제품에 대량의 사파이어 글라스가 쓰인다고 보도했다. 완전히 새로운 기기인 아이와치가 유력 후보다. 차세대 아이폰6도 거론되지만 화면 크기가 작은 아이와치가 사파이어 글라스를 쓰기에 적합하다.
사파이어 글라스는 주로 고급 시계용 유리로 쓰인다. 사파이어는 다이아몬드를 제외하고 가장 단단한 물질이다. 현재 갤럭시나 아이폰 등 주요 스마트폰에는 코닝이 개발한 고릴라 글라스가 들어간다. 사파이어 글라스는 이보다 더 얇고 가벼우면서 내구성이 세 배나 강하다.
애플은 지난 5일 GT어드밴스트테크놀로지에 5억7800만달러(약 6243억원)을 투자해 애리조나에 사파이어 글라스 공장을 짓기로 했다. 다년간 독점 공급 계약이다. 삼성이 7년 후 코닝 대주주가 되는 계약의 맞대응이다. 삼성이 코닝 경영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선언했지만 고릴라 글라스 수급에 영향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애플은 사파이어 글라스로 향후를 대비한다.
미국투자 은행 캔터 피트제럴드의 브라이언 제럴드 연구원은 GT어드밴스트테크놀로지의 내년 매출 목표에 주목했다. 이 회사는 내년 6억달러(약 6382억원)에서 8억달러(약 8509억원) 매출을 예상하는데 이 중 80%가 사파이어 글라스 부문에서 나온다고 밝혔다. 매출로 환산하면 최소 4억8000만달러(약 5105억원)에서 최대 6억4000만달러(약 6807억원)나 된다. 올해 이 회사 사파이어 관련 매출은 전체 11%인 2890만달러(약 307억원)에 불과하다. 올해보다 15~16배나 규모가 커지는 셈이다.
애플은 현재 지문인식센서가 포함된 홈 버튼과 카메라 보호용으로 사파이어 글라스를 쓴다. 제럴드 연구원은 “GT어드밴스트가 내년에 저 정도 매출을 올리려면 애플에 대량 판매 없이는 불가하다”며 “애플이 사파이어 재질을 활용할 거대한 계획을 세웠다”고 분석했다.
시장조사기관 욜 디벨로프먼트는 수년 내 사파이어 유리 수요 증가로 가격이 20달러 아래로 하락할 것을 전망했다. 현재 스마트폰에 가장 많이 쓰이는 고릴라 글라스는 3달러 미만이다. 사파이어 글라스는 30달러로 고릴라 글라스 가격에 10배에 달한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