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무장세력에 납치됐던 김선일 씨가 피살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포털,게임 등 온라인 세상도 큰 충격에 휩싸였다.
네티즌 및 게이머들은 자신들이 참여하고 있는 게시판이나 게임공간을 통해 자발적으로 추모의견을 모으는가 하면, 한 국민을 사지로까지 몰아간 무능한 정부협상력을 비판하고 이라크파병을 반대한다는 주장을 적극 개진했다.
23일 새벽까지 아랍방송 알자지라 웹사이트 등에 김선일 씨 무사귀환을 바라는 호소 의견을 올리는 등 국제적인 온라인활동을 펼쳤던 네티즌들은 이날 밤 긴급 추모 촛불집회 등을 기획하는 등 또 한차례 ‘온라인 물결’을 만들어가고 있다. 네이버, 다음, 엠파스 등 주요 포털사이트에는 하루종일 추모의 글이 쏟아졌으며 msn메신저 이용자들 사이에선 자신의 아이디 앞에 추모의 검은 리본을 뜻하는 ‘▶◀’를 다는 사례가 급증했다.
청와대 등 정부기관 홈페이지 곳곳에도 항의성 의견이 폭주해 당국자들을 당혹케 했다. 청와대 게시판에서 한 네티즌은 “인질을 잡고 뭔가를 요구하는 괴한들에게 요구에 정면으로 반하는 입장을 즉답으로 천명하면 그 괴한들의 선택과 결심은 뻔할 수 밖에 없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을 정부는 모르는 것이냐”며 안일한 대처를 꼬집었다.
게임을 통해서도 추모 움직임은 급속히 전파됐다. 온라인게임 ‘군주(http://www.goonzu.com)’에는 게이머들이 직접 참여하는 추모집회가 만들어지는 등 현실세계와 똑같은 분위기가 조성됐다. 이밖에 이날 미국의 한 엽기 사이트가 김선일씨 참수장면 동영상을 구한다는 광고를 내자 네티즌들이 분노해 사이버 공격 등을 시도하고 나섰다. 문제의 사이트 ‘Oxxxxx.com’은 김씨 사건이 보도된 직후 사이트에 “김씨 참수장면 비디오나 사진이 있으면 보내달라”는 글을 톱 메시지로 띄우자, 네티즌들은 “김씨의 죽음을 한갖 희롱거리로 전락시키는 작태”라고 분노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정통부가 김선일씨 피살 동영상의 인터넷 유출 차단에 적극 나서자 포털 등 온라인업체들도 자체 대응에 들어갔다. 카페, 블로그, 인기검색어 등 게시판 서비스에 대한 모니터링을 집중 강화하는 한편, ‘김선일동영상’, ‘김선일 동영상’, ‘참수’, ‘beheading’, ‘김선일참수동영상’, ‘김선일 참수 동영상’ 등의 단어를 금칙어로 처리해, 검색을 통한 관련 자료 접근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진호·윤건일기자@전자신문, jholee·beny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