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폭발하고 있다. 업계는 갤럭시S와 옵티머스Q·시리우스 등 우리 제품에 이어 아이폰4 등 해외 단말기 판매가 본격화되는 올 하반기 국내 스마트폰 판매량이 40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휴대폰 시장에서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두자릿수에 오르며 세계시장 평균치와도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4일 본지가 휴대폰 제조사들과 이동통신사업자들을 통해 추산한 상반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이미 200만대를 훌쩍 넘은 230만대 수준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추세라면 하반기 각 기업들의 주력모델이 쏟아지고, 마케팅이 이어지면서 올해 ‘과도한 목표’로 여겨졌던 400만대는 물론 500만대를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400만대 시대는 2년 넘게 뒤처졌던 한국 스마트폰 시장이 선진국과 동일한 수준으로 접근하는 것이자 본격적인 모바일 콘텐츠 및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개발을 촉발하며 명실상부한 스마트폰 대중화가 이뤄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전체 국내 휴대폰 판매 규모를 1114만4000대 수준으로 추산했다. 하반기까지 총 판매규모를 추정하면 올 한해 규모는 평년보다 증가한 2300만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 400만대는 전체 휴대폰 시장의 16~17%에 달하는 비중이다. 40만~50만대 수준으로 2~3% 점유율에 그쳤던 지난해에 비하면 15%포인트 가량 늘었다. 세계 휴대폰 시장의 스마트폰 점유율은 약 16%. 하반기 국내 판매량이 360만대가 되면 세계 평균치 보급률에 도달하게 된다.
상반기까지 단일 품목으로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한 스마트폰은 ‘아이폰3GS’로 지난해 12월 마지막날 20만대를 넘어선데 이어 올들어 지난 4월 누적판매량 50만대를 돌파한 이후 5월 70만대, 지난달 80만대를 넘어섰다.
아이폰과 함께 국내 스마트폰 시장규모를 키운 것은 단연 삼성전자의 ‘옴니아2 시리즈’(T옴니아·오즈옴니아 등)로 상반기 중 80만대 가량 판매되면 토종 스마트폰의 힘을 보여줬다. 바통을 넘겨받은 ‘갤럭시A’는 출시 두 달 만에 22만대가 팔렸고, 안팎의 기대를 모으고 있는 ‘갤럭시S’는 출시 열흘 만에 20만번째 가입자가 탄생하는 등 급격한 수직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팬택이 지난 4월 내놓은 첫 스마트폰(안드로이드 기반) ‘시리우스’도 꾸준한 하루 개통량을 보이며 11만대가 공급됐고, HTC의 ‘디자이어’ 역시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의 두 번째 안드로이드폰 ‘옵티머스Q’는 출시 한 달 만에 5만대 가량 판매됐다.
올해 초 출시된 국내 첫 안드로이드폰인 모토로라의 ‘모토로이’(10만대), LG전자의 ‘안드로1’(5만대) 등도 상반기 중 스마트폰 확산 보급에 기여했다.
업계는 여기에 블랙베리9700(리서치인모션)·엑스페리아X10(소니에릭슨)·HD2(HTC) 등 최근 출시작과 KT가 온라인 예약판매에 나선 구글의 브랜드폰 ‘넥서스원’까지 포함하면 이미 230만대 수준을 넘었다고 평가했다.
400만대 돌파 시점은 이르면 10월, 늦어도 12월 초순에 돌파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하반기 들어 갤럭시S의 본격적인 확산이 이뤄지고 아이폰4 출시까지 이어지면서 또 한차례 급격한 상승세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일선 대리점을 중심으로 개인 판매가 중심이 되고 있는 갤럭시S는 이미 상당수 예판이 진행된 기업(법인) 수요까지 대기 중이어서 연내 100만대 돌파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또 가격인하 카드를 통해 막판 세몰이에 나선 아이폰3GS도 아이폰4 출시 전 100만대 돌파 여부가 주목된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