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4·27 재보선 참패로 내년 4·11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총선)는 물론이고 12·19 제18대 대통령 선거까지 가시권 안으로 성큼 들어왔다. 총선과 대선을 향한 민심의 향배를 읽어내려는 시선들이 이런저런 정치·경제 이벤트에 쏠리기 시작할 것이다. 출발점은 오늘내일하는 개각이다. 한나라당의 4·27 재보선 패배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적된 ‘이명박 정부의 국정 일방통행’에 대한 반성의 깊이가 개각 결과에 투영될 것으로 보였다.
개각은 기획재정부를 비롯한 대여섯 부처에 머무르지 않을 전망이다. 벌써 류우익 주중국 대사,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 박형준 청와대 사회특별보좌관, 백용호 대통령실 정책실장, 원세훈 국가정보원장, 윤진식 한나라당 의원(가나다 순) 등 익숙한 이름들이 거론됐다. 이들이 ‘대통령실장’ 자리를 정점으로 하는 이명박 정부 5월 개각의 핵심 고리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기획재정부 장관은 미국의 오랜 양적완화 정책에 따른 환율인하(원화강세) 압박이 현실화한 상태여서 개각의 시급성이 더욱 커 보였다.
문제는 세평에 오르내리는 이름이 너무 익숙하다는 것. “정부 여당 쪽에 그만한 인물이 없어서”라는 이야기에 얼마간 수긍할 수도 있겠으나 여론은 “또 그 사람이야?”로 기울 개연성이 크다. 그동안 ‘회전문’과 ‘돌려막기’와 ‘측근’으로 수식되고는 했던 인사가 잦았기 때문이다. 강만수·김도연·김태호·박범훈·신재민·이재훈씨가 ‘회전문’을 돌려 요직으로 돌아왔고, 그게 표심을 떨어낸 이유였다.
정부 여당이 되새길 쓰라린 과거가 있다.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뒤 정부 쇄신용 열쇠로 김태호(국무총리)·이재훈(지식경제부)·신재민(문화체육관광부)씨를 내밀었다가 모두 고배를 마시지 않았던가. 다시 ‘회전문’을 돌릴 요량이라면 차라리 개각하지 않는 게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