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의 효자 종목이 엇갈리고 있다.
예전에는 양사의 효자 종목이 거의 비슷했으나 최근 1년간 기술개발 투자를 어느 분야에 집중했느냐에 따라 효자 종목이 차별화되고 있다.
3일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실적에서 양사의 메모리 반도체 제품군별 수익률이 이전과 확연히 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에서 효자로 떠오른 종목은 여전히 D램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모바일과 서버 분야의 D램이 수익이 가장 높았으며 PC용 메모리, 낸드플래시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가격이 안정적인 모바일과 서버용 D램과 달리 PC용 메모리(DDR3)는 지난해 4분기 40%에 가까운 폭락을 기록했지만 삼성전자는 여전히 낸드 플래시보다 PC용 D램에서 더 많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이는 메모리 기업 가운데 의미 있는 수치의 30나노 D램 생산에 들어가는 등 D램 분야 미세화에서 가장 앞서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 전문가는 “삼성전자가 D램 미세공정에 투자를 확대한 것이 지난 1분기 경쟁업체에 비해 수익률 감소폭을 크게 줄일 수 있었던 원인으로 분석된다”며 “PC 수요가 다시 되살아날 것으로 예상되는 2분기부터 PC용 D램이 다시 전체 매출 확대를 견인하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하이닉스는 ‘낸드 플래시’가 효자로 떠올랐다. 지난 1분기 낸드의 수익성 개선으로 영업 이익률이 사상 처음으로 D램의 영업이익률보다 10%포인트 앞질렀다. D램 모두를 합친 것과 비교할 때 ‘짭짤한 수익’을 올린 것이다.
세부 항목별로는 최근 시장 전체가 탄력을 받고 있는 모바일·서버용 D램에 비해서는 뒤쳐지지만 PC용 D램을 앞질렀다. 지난해까지 아킬레스 건으로 작용한 낸드 플래시가 이렇게 효자 제품으로 부상한 것은 미세공정 집중 투자를 통한 ‘원가절감’이 깔려있다. 하이닉스는 낸드 플래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그동안 D램 미세공정화를 이끌어온 공정분야 최고 전문가들이 낸드 공정 분야에 투입했다. 그 결과 하이닉스는 낸드의 26나노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렸다. 2분기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다.
D램은 고정가격 상승에 따라 매출이 확대되지만 이 역시 업계 공통 사항이다. 반면, 낸드는 생산량 증가에 따라 실적이 더욱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면서 하이닉스만의 차별화된 강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영증권의 이승우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낸드는 하이닉스의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받아왔으나 지난 1분기를 계기로 약점이 하나 제거됐다”고 풀이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