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후발사업자에 대해서도 예외 없이 통신요금 인하를 유도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가운데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과 동일한 수준의 요금 인하를 단행할 경우 내년 영업이익 감소율이 2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해당 사업자는 물론이고 요금인하를 유도할 정부도 실행방안 수립을 놓고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6일 한국투자증권은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이 내놓은 요금인하안을 그대로 따라갈 경우 내년 매출(단말기 매출 제외)은 당초 예상치보다 1.4%, 영업이익은 20.5%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지난 3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KT와 LG유플러스도 괴롭지만 맞춰가야 한다”며 후발사업자에도 통신비 인하를 유도해나갈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당초 정부의 기본료 인하안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던 KT와 LG유플러스도 적지 않은 부담을 느끼게 됐다.
하지만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과 달리 후발사업자는 통신비 인하에 대한 민감도가 크기 때문에 실제 인하 여부를 놓고는 진통이 예상된다.
한국투자증권은 LG유플러스가 기본료 1000원 인하를 비롯해 무료 문자 제공, 맞춤형 요금제 등 SK텔레콤이 내놓은 인하안 모두를 수용하면 2012년 연간 영업이익이 20.5%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에 SK텔레콤 영업이익은 9.8% 떨어질 것으로 점쳐졌다. KT는 유선 사업규모가 커서 영업이익 감소율이 SK텔레콤에 비해 낮은 7.1%에 머물 전망이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G유플러스는 다른 회사와 같은 폭으로 요금을 내려도 기존 수익 기반 자체가 약하기 때문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인하안에서 기본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육박하는 만큼 LG유플러스가 기본료를 제외한 인하안을 수용한다고 해도 실적 감소 영향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실제로 LG유플러스 같은 후발사업자가 기본료 인하 등에 동참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앞서 초당과금제 도입 때도 후발사업자가 결국 1위사업자를 따라갔던 만큼 비슷하게 수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한편 정부가 이러한 사정을 감안해 무리하게 후발사업자의 통신비 인하를 유도하진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최 위원장이 언급한 대로 이래저래 후발사업자는 괴로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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