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4분기 D램 시장에서 전인미답인 50% 시장점유율을 기록할 전망이다.
대만과 일본 D램 기업이 출혈경쟁에서 못 버티고 감산에 들어간 반면 삼성전자는 지속적으로 출하량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과반 점유율을 차지했다는 것은 앞으로 삼성전자가 고객과의 가격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것은 물론 극심했던 D램 시장 변동성도 일정부분 완화할 수 있다는 의미여서 관심이 모아진다.
13일 관련업계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4분기 D램 시장에서 50% 안팎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키움증권 김성인 상무는 “지난 9월까지 집계한 D램 반도체 시장 점유율에서 삼성전자는 이미 후발기업과 격차를 벌린데다가 대만과 일본 반도체 기업들이 추가로 감산하면서 4분기에 금액 기준으로 50%가 넘는 점유율을 기록할 것”고 전망했다.
IHS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삼성전자 D램 반도체 점유율은 45.0%로 3, 4위인 엘피다·마이크론(12.1%)에 비해 4배, 2위인 하이닉스(21.5%) 대비 2배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최근 팔면 팔수록 밑지는 상황에 이르자 대만 난야·프로모스·프로칩 등이 최대 50%에 이르는 대규모 감산에 돌입했으며 엘피다도 생산량을 이전보다 5%P 낮춰 25%까지 줄이는 등 추가 감산에 들어갔다. 반면 삼성전자는 4분기부터 20나노급 양산에 들어가면서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3분기에 7%였던 비트성장율이 4분기에는 20나노급 전환 등에 힘입어 두자리수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는 삼성 전망보다는 낮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경쟁업체 물량 감소로 삼성전자 점유율이 50%를 넘는 것이 확실시하고 있다.
김 상무는 “대만 프로모스는 버틸 여력이 없고 파워칩도 사업 철수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며 엘피다도 내년 4월 부채 상환 등으로 생산물량 조절이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반면 삼성전자는 최근 애플 공급량이 늘어나면서 모바일D램 점유율이 80%에 육박하는 등 D램 메모리 시장에서의 독주체제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 D램 점유율이 50%를 넘어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지난 2008년 30%를 넘어선 이후 3년 만에 20%P가 늘어나는 것이다. 2009년과 2010년 연간 점유율은 30%대에 머물렀으나 지난해 3분기에 처음으로 분기별 점유율이 40%를 넘어섰다. 올 1분기에는 39.7%로 주춤하다 2분기부터 다시 41.6%로 회복한 이후 3분기 45% 등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삼성전자 측은 “아직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며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50%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기록한다는 것은 가격 협상에서 삼성전자가 유리해지고 사실상 생산도 삼성전자 정책에 좌우된다는 의미”라며 “안정적으로 D램 사업을 운영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라고 말했다.
<표> 삼성전자 연간 D램 매출 및 시장 점유율 추이 (단위:백만달러)
(자료:IHS아이서플라이)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