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2012/대기업]용의 기운으로 대한민국IT호 달린다

2012년에도 대한민국 IT호는 바쁘게 움직인다.

새해가 시작한지 한 달 남짓 지난 지금, 주요 기업들이 지난해 결산을 마무리하면서 본격적인 올해 계획과 목표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올해도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낙관론만 있는 것이 아니다. 유럽 경제 위기가 이어지고 있고 미국도 하반기 이후에나 회복세를 점치는 의견이 많다. 국내 내부적으로 총선과 대선이 2012년에 모두 몰리면서 경제보다 정치에 관심이 집중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일부 나온다.

그래도 기업들은 임진년 용(龍)의 기운을 받아 비상하기 위해 신발 끈을 고쳐 메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 SK텔레콤, KT 등 국내 대기업들 행보는 중요하다. 간판 IT기업들이 2020년을 주도하면서 대장정을 이끌어야하기 때문이다. 또 대기업들의 계획은 중소기업, 협력사들에게 미치는 영향도 크다.

삼성·LG·SK 등 주요 대기업은 공격적 투자계획을 발표하면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힘찬 걸음을 내디뎠다. `스마트`는 올해도 대기업들의 연간 계획을 관통하는 대표 키워드로 꼽힌다. 과거 하드웨어 제조업에 의존했다면 이제는 우리 대기업들도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서비스, 기업 생태계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기업별로 사정은 조금씩 다르지만 여러 기업들이 미래를 대비한 과감한 투자와 인력 채용 의지를 밝히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적극적 투자는 향후 5년, 10년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삼성전자는 위기에 더 적극적 투자를 단행하고, 이를 통해 경쟁사와 격차를 벌이는 전략으로 성장해 온 대표적 기업으로 꼽힌다. 올해도 새 비전을 준비하면서 최고경영진의 과감한 의사결정이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를 비롯 OLED와 같은 디스플레이, 해외 거점 마련 등에 총 25조원을 투입한다. 지난해보다 2조원 늘어난 수치다. LG전자도 지난해 1조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미래에 대비했다. 올해 스마트폰 LTE 등에 재원을 집중 배치하는 한편, 3DTV에서 높은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LG·SK 등 주요 그룹사는 올해 총 151조원을 집행한다. 주요 그룹들이 주목하는 신사업으로는 디스플레이 부문과 태양광, 중대형전지, 친환경차, 헬스케어 등이 언급된다.

30대 그룹이 올해 대규모로 투자하게 될 분야는 △차세대 메모리반도체와 시스템반도체 △OLED 디스플레이 △LTE망 △태양광 폴리실리콘 △이차전지·중대형전지 △차세대 자동차 등이다. 기존 주력산업 경쟁력 뿐만 아니라 녹색·융합 등 신조류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가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투자는 미래를 준비하는 가장 핵심적 수단이다.

올해 47조8000억원 투자계획을 밝힌 삼성그룹은 신사업으로 수익성이 높은 OLED 부문과 반도체 부문에 투자를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칩이나 의료기기, 원격의료 등 헬스케어 분야 사업도 차세대 산업으로 적극 발굴할 예정이다. 태양전지 분야의 폴리실리콘 공장 건설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또 기존 메모리 반도체 투자뿐 아니라 모바일 AP 등 시스템 반도체 등 비메모리 분야 투자도 확대한다.

지난 2010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연간 15조원 이상 투자하는 LG그룹은 주력제품과 원천기술, 융복합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올해는 16조4000억원의 투자를 준비 중이다.

LG는 전자부문에서 기존 8세대 LCD 공장건설 등을 완료하고 터치패널과 OLED 등 차세대 제품 양산을 위한 투자를 진행한다. 이와 함께 LED 조명, 수처리, 스마트 가전 등에 투자를 확대한다. 스마트폰은 핵심 주력 대응 분야다.

화학분야에서는 전기차 배터리와 LCD 유리기판 등 대형 신사업 분야와 고성능합성고무 등 성장성이 높은 고부가 석유화학 제품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서비스 부문에서도 4세대 LTE 전국망 조기 구축에 집중한다.

SK그룹은 사상 최대인 19조1000억원을 투자한다. SK는 올해 하이닉스 인수 비용으로 3조4000억원을 사용할 방침이다. 하이닉스 인수는 SK에게는 큰 의미가 있다. 기존 정유 석유화학 통신 업종에 새로 반도체 부문이 그룹의 주력 아이템으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