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유가 시대를 맞이해 에너지 위기, 환경문제 심각성이 여러 매체에서 연일 보도된다. 각 나라에서는 에너지 절감과 환경친화적 소재나 부품들을 일상에서 사용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글로벌 사회에서 에너지 절감 문제는 국내도 예외가 아니다. 현 정부도 신재생에너지 및 환경보호 분야에 정보기술을 접목, 활용하는 그린IT 패러다임을 부각시키고 있다.
친환경 녹색IT 패러다임 속에서 에너지 절감 및 전력시스템 고효율 달성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전력반도체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인 셈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컴퓨터, 정보통신기기, 가전기기, 산업기기, 자동차 등과 같은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 전력반도체가 사용된다. 최근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기기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전기자동차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전력반도체 사용은 더욱 늘 것이 분명하다.
친환경 애플리케이션 수요 증가와 정전사태 방지를 위한 안정적 전력 공급시스템 구축, 국내산업의 기술 종속화 방지를 위해 전력반도체 기술 개발은 필수다. 현재 국내는 원천기술 부족과 해외 특허 등으로 디스크리트(Discrete) 전력 소자, 고집적 전력반도체 및 모듈의 90% 이상을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국내 전력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업은 다국적기업이 주도하고 있으며, 국내 기업은 생산규모 및 기술력 부문에서 크게 뒤처져 있는 현실이다.
선진국가들은 산·학·연·관 중심으로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친환경 절전형 전력소자, 공정, 회로, 모듈 및 시스템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세계 최대 에너지 소비국인 미국은 에너지 자립 및 노후 전력망 현대화에 초점을 둔 지능형 전력망(Smart Grid)용 전력반도체 기술 개발을 선도하고 있으며, 다양한 실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지역은 EU를 중심으로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및 회원 간 전력거래 활성화에 초점을 둔 지능형 전력망용 전력반도체 기술 개발을 이끌고 있다. 일본은 태양광 발전 계통 연계를 위한 마이크로그리드 확산에 초점을 둔 지능형 전력망용 전력반도체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국내 전력반도체 연구개발사업은 시스템IC 2010사업을 통해 모바일용 파워 IC 개발 등의 성과를 냈다. 전력IT사업에서 IGBT 및 IPM을 개발함으로써 국내 전력반도체산업 기반을 마련했다. 국내 지능형 전력망 개발사업은 2005년부터 발전, 송배전 등 전력 네트워크 지능화를 위한 기술개발을 진행했고 2009년에 제주도에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를 선정해 실증산업을 추진하고 있다. 2020년까지 소비자 측 지능화, 2030년까지 전체 전력망 지능화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지경부는 차세대 전력반도체 핵심 기술 확보 및 산업 기반 확보를 위해 국가 차원의 전력반도체 관련 육성사업을 예비타당성을 거쳐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이제 우리나라도 전력반도체산업 집중 육성해 국내 반도체산업의 균형발전과 선순환구조를 이뤄야 한다. 무엇보다도 앞으로 더욱 강화될 글로벌 환경규제와 저탄소 친환경 녹색성장 패러다임에 발맞춰 전력반도체산업 기반 확충을 적극 도모해야 한다.
국가적 차원에서 국내 전력반도체산업 전반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및 실질적이고도 장기적인 지원과 정부와 기업 간에 유기적인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한 시점이다.
구용서 단국대학교 전자전기공학부 교수 yskoo@dankook.ac.kr